◎대우·기아·한라 합치면 1조8,900억원/자동차 수출재고 바닥 가장 큰 타격지난달 26일부터 강온을 되풀이하며 20일을 넘기고 있는 「노동법파업」으로 재계가 흔들리고 있다.
유례없는 연초파업으로 「시작의 반」을 차질로 채우고 있다. 생산차질과 이에따른 매출 및 수출손실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피해가 큰 업종은 이번 사태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는 자동차를 비롯 조선, 기계등이다. 그룹별로는 이들 산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현대, 대우, 기아, 한라 등이다.
○…그룹별 차질액은 이들 4개그룹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통산부는 15일 『노동법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액은 2조1천억원으로 이중 4대그룹이 1조8천9백억원으로 90% 가량을 차지하고, 수출차질도 전체(3억3천3백70만달러)의 85%가 이들 그룹에서 파업을 겪고 있는 14개사에서 나타났다』고 집계 발표했다. 그룹별 생산차질은 ▲현대 9천5백억원 ▲기아 5천1백88억원 ▲대우 2천8백70억원 ▲한라 1천3백2억원 등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의 패해가 가장 크다. 파업 참여업체도 무기한 휴업중인 현대를 비롯 기아, 아시아, 쌍용등이 민노총의 지침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고, 대우노조도 그동안 관망자세에 벗어나 동참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대는 올들어서만 3만9천6백대의 생산차질로 3천2백50억원이 넘는 매출손실을 입었다. 하루 파업에 따라 현대는 5천4백대·4백60억원의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해결기미는 전혀 없다. 회사측은 『노조의 입장변화가 없는한 휴업을 풀지않겠다』는 입장인데 노사간에는 어떤 타협방안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기아는 올들어 2만4천6백대의 차질로 1천9백억원의 매출손실을 입고 있다. 이같은 실적은 전체목표의 7%에 불과한 것이다. 대우는 4천여대에 3백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고, 쌍용은 3천5백여대의 차질에 5백억원, 아시아는 1천여대·1천억원의 차질을 입고 있다. 이에따라 완성차 5사는 올들어서만 7만3천여대의 생산차질로 7천억원의 손실을 입고 있다.
○…파업의 중심에 자리한 자동차업계의 문제점은 한번 입은 손실은 만회가 어렵다는 점.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휴업에 근무를 해야하나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수출은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그대로 손실이 된다.
자동차업계는 이미 수출차질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는 이번 달에 6만대를 수출할 계획이었으나 물량이 10%인 6천대선적에 그치고 있고, 기아는 3만5천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재고가 바닥나 수출이 중단된 상태다.
아시아도 수출용 재고가 없어 18일부터 브라질로 보낼 예정인 타우너 1천1백대와 토픽 1천대 등 2천1백대의 수출용을 선적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클레임에 대비하고 있고, 쌍용도 지프형과 이스타나 등은 재고가 없어 수출중단상태다. 업계는 올해 승용차 1백18만대, 상용차 17만대 등 1백35만대를 수출할 계획인데 차질이 불 자동차를 수출할 계획이다.
○…조선업계는 자동차와 대조적이다. 노조집행부에서 파업이나 태업지침을 내리고 있지만 가동율은 업체별로 70-90%를 유지, 이번 파문에서 일단 비켜나 있다.
하지만 수리조선소업체인 현대미포조선은 피해가 크다. 현대의 경우 싱가포르의 나빅스사를 비롯 덴마크 EAC사와 디에스토름사, 그리스 블루플래그사, 독일 레온하르트사, 스위스 AG사, 영국 브이십사 등이 납기지연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 8척·3백25만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주요기업 및 그룹들은 파업사태가 20일을 넘어서면서 피해가 급증하자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무기력감만 느낄 뿐이다』며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노사갈등이 아니기 때문. 이에따라 이들은 근로자 및 가족들을 대상으로 면담과 전화등으로 작업복귀를 설득하고 있지만 「노동법=고용불안」의 높은 벽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박원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