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카드 구조조정 방안] 先 정상화 後 3자매각 가능성

LG카드가 채권단의 자금지원 결정 이후 회사 구조조정 및 전략적 투자자 유치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본격적인 대책마련에 나섰다. LG카드의 경영정상화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결국 외자유치라고 할 수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영권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회사를 정상화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종석 LG카드 사장의 발언은 외부수혈의 불가피성과 긴급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정상화를 위한 향후 LG카드의 행보가 주목된다. 카드업계와 금융계에서는 LG카드 사태로 인한 외국계 금융 자본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또한 재벌계 중심으로 짜여졌던 카드업계의 지형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회사 정상화 이후 제3자 매각이 유력 = 이종석 사장은 지난 24일 투신사 사장단 회의에서 “외자유치 작업을 진행 중이며 경영권을 (외국 자본에) 넘기거나 공동 경영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국내에서 전업 카드사로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날 LG카드를 우선 정상화 시켜 `팔기 좋게`만든 뒤 해외 또는 국내 은행에 매각하는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LG카드는 최근 매각 주간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를 찾고 있으며, 현재 스탠다드차티스, 씨티은행, HSBC, GE캐피털 등 4곳이 LG카드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금융계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국내 은행도 투자자로 거론되고 있어 향후 LG카드를 인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중 최근 한미은행 인수에서 손을 뗀 스탠다드차티스가 강한 의욕을 갖고 LG카드 인수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LG카드가 얼마나 빨리 회사 정상화에 성공하느냐에 따라 해외 매각 등의 과정에서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내년에도 수익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전략적 투자자들도 헐값에 구입하려고 LG카드를 압박할 가능성 높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물론 LG카드 측은 자산을 줄이고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등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면 내년에는 3,000억~4,000억원의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주도권 재벌계 카드에서 은행계로 = 이번 LGㆍ외환카드 사태를 계기로 국내 카드업계의 주도권이 은행계 카드사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LG카드, 삼성카드 등 재벌계 카드사들은 지난 2000년부터 그룹의 자본력과 마케팅을 앞세워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카드업계 지도를 은행계에서 재벌계로 바꿨다. 그러나 LG카드발(發) 카드대란으로 재벌계 카드사의 `고비용 영업구조` 폐해가 드러남에 따라 앞으로는 저렴한 조달 금리를 앞세운 은행계 위주로 카드업계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LG카드 등 재벌계 카드사들은 은행계 카드사보다 5~6% 가량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왔기 때문에 경기침체를 맞아 수익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던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민카드가 경영악화를 버티지 못하다 지난 10월 국민은행에 합병됐고, 외환카드도 최근 유동성 위기 등의 문제로 내년 3월께 외환은행에 합병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 3분기까지 8,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우리카드도 우리은행에서 분리된 지 2년을 채 못 넘기고 은행에 합병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신 기능이 없는 재벌계 카드사들이 은행계 카드보다 조달 금리에서 불리해 안정된 영업을 할 수 없다”며 “조만간 카드업계가 조달금리에서 유리한 은행계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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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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