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술로 승부건다] 삼성중공업 `드릴 쉽'

삼성중공업이 세계 드릴 쉽 시장에서 6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세계조선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드릴 쉽은 배에 원유시추 설비를 탑재해 해저의 원유나 가스의 탐사 및 시추를 하는 원유시추선의 일종으로 척당 가격이 초대형 유조선 3~4척 가격에 이르는 2~3억달러의 고가선박이다. 해상플랫폼이나 리그선 등 유전개발 관련 선박 중 가장 발전된 형태로 선박과 원유시추설비가 결합된 첨단 고부가·고기술 설비이다. 수심 200~300미터의 대륙붕에서 주로 이루어 지던 원유채굴 작업이 수심 3,000미터 이상의 심해로 옮겨지면서 새롭게 만들어졌다. 기존의 해상플랫폼이나 리그선으로는 깊은 바다에서의 작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96년 이후 7척(11억달러)을 수주, 드릴 쉽이 본격적으로 발주된 96년 이후 세계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건조된 드릴쉽 29척 중 4분의 1일 건조한 셈이다. 삼성이 짧은 기간안에 세계시장을 석권한 것은 선박과 플랜트 기술의 복합화로 경쟁력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드릴 쉽은 선박과 해양플랫폼을 별도로 제작해 조립하는 방법으로 건조됐지만 삼성은 선박과 플랫폼을 한 장소에서 동시에 건조하는 새로운 공법을 개발했다. 이는 국내 조선소의 플랫폼 기술력을 인정하지 않던 해외 선주사들의 발주가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삼성은 앞으로 원유시추 활동이 대륙붕에서 심해저로 넓어짐에 따라 심해저 유전개발과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드릴쉽 시장이 황금어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 오는 2003년까지 최대 70기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60~20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의 해양플랜트 및 해운전문 컨설턴트사인 국제해사협회는 부체식 원유시추관련 해양유전개발 선박의 신·개조 붐이 21세기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은 이에 따라 드릴 쉽을 중심으로 특수선 위주로 건조선종을 차별화해 고부가선 건조비중을 오는 2000년까지 5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거제조선소는 심해유전 개발용 원유시추선 등 특수선의 다양한 모델개발과 해양플랜트 부문을 21세기형 사업구조로 전환해 해양시대를 대비한 조선과 플랜트 부문의 핵심기술을 복합화하는데 경영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채수종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