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최근 세계적인 명품업체 프랑스 에르메스와의 협업을 통해 최고급 승용차를 선보였다. 현대차와 에르메스는 각자 장점을 살려 현대의 최신 자동차 기술력에 차량 내부에 에르메스의 장인정신이 담긴 디자인과 소재를 사용해 탑승자가 최고의 품격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에르메스는 원래 말(馬)에 쓰이는 안장 등 마구를 만들던 회사다. 인류의 대표적 운송수단이었던 말이 자동차에 밀려나자 에르메스도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적이 있었다. 이런 에르메스가 자신을 벼랑 끝으로 밀어 넣었던 자동차 회사와의 협업을 이룬 것은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현대차와 에르메스의 협업처럼 국내외 많은 기업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상생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협업의 대상도 자동차와 담배, 휴대폰과 핸드백, 맥주와 의류 등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업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이 이처럼 협업에 나서는 것은 브랜드나 기술력 등 각자가 가진 장점을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얻어 새로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협업이 화두다. 정부부처도 예외가 아니다. 부처 간 벽을 허물고 각자의 장점을 결합해 예산 낭비를 없애고 사각지대가 생기는 문제점을 해소해 행정의 효율을 높이자는 목적이다.
사실 정부부처 간 칸막이 허물기는 오래 전부터 시도돼왔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부처이기주의에 따라 형식적으로 운영된 데 따른 것이 큰 이유였다.
새 정부의 협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첫째 활발한 소통이다. 정부부처 간 협업을 진행할 때 활발한 소통과 문제 제기로 협업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런 공감대가 밑바탕에 갖춰져야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둘째 정보의 공유이다. 성공한 기업 간 협업의 공통점은 마케팅 자료까지 주고받는 활발한 정보의 공유에 있다. 부처 간 협업도 마찬가지다. 꼭 필요한 자료나 정보는 뒤에 감춰두고 알맹이 없는 정보만 내놓는다면 협업은 실패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부처가 아닌 정부'로 바라보는 눈높이의 전환이다. 각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정책을 집행할 때 국민의 눈에는 특정 부처의 성공과 실패로 비춰지지 않고 '정부'의 성공과 실패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부처 이기주의를 벗어나 정부의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정부부처 간의 협업은 새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 실현의 밑바탕이기도 하다. 정부부처 간 활발한 협업을 통해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