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회원국, DDA협상 기본골격 수용할 듯
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하는 도하개발어젠다(DDA)의 기본골격을 둘러싼 협상이 31일내로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DDA농업협상 결과는 B학점, 개도국 지위가 관건"
기본 골격이 합의된 것은 2001년 12월 DDA협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중간반환점을 통과했다는 의미가 있다.
WTO회원국들은 지난해 9월 멕시코 칸쿤에서 기본골격 마련을 시도했으나 극심한대립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었다.
WTO각국은 DDA협상의 세부원칙(모댈리티)를 논의하기 위한 사전 준비단계로 지난 26일부터 제네바에서 오시마 쇼타로 일반이사회 의장이 제출한 기본골격(오시마초안)을 놓고 피말리는 협상을 벌여왔다.
오시마 의장은 지난 16일 농산물과 비농산물, 싱가포르 이슈, 개발 이슈를 아우른 초안을 제시해 논의의 기초를 제공했고 이를 놓고 주요 협상 그룹들의 입장을 조율한 뒤 지난 29일 새벽 그 수정안(2차 초안)을 회원국들에게 배포했었다.
WTO 147개 회원국들은 당초 타결시한(현지시간 30일 자정)을 7시간 넘긴 31일오전 7시까지 20개 주요 핵심국들의 비공식 협상(그린룸 회의)을 통해 2차 초안을둘러싼 핵심 쟁점을 거의 해소했다.
WTO 회원국들은 이날 오전 다시 20개 핵심국의 협상대표와 로버트 졸릭 미무역대표, 파스칼 라미 유럽연합(EU)통상담당 집행위원 등 주요 각료가 합세한 가운데그린룸 회의를 열어 농산물 분야에서는 문안 수정을 사실상 완료한 상태다.
DDA협상은 이날 오후 현재 비농산물(공산품.서비스등) 시장접근(NAMA)와 싱가포르 이슈 등 두 부분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막판 문안 조정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WTO는 두 부문의 쟁점마저 해소되면 공식 일반이사회를 열어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은 농산물 수입국 그룹(G10)의 간사인 스위스와 일본을 통해 이번 절충작업에 참가하는 형식을 취했다. G10은 이날 오전 내부 입장을 다시 정리, 관세상한, 민감품목의 저율관세 의무수입물량(TRQ) 증량에 대한 반대를 재론키로 했다.
양국대표들은 오전 그린룸 회의를 마친 뒤 두가지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으나 개도국에 대한 특별품목의 TRQ 증량 면제를 담은 최종 문안을 들고 나와 한국을 포함한 G10들의 멤버들에게 배포하고 수락 여부를 물었다.
일본의 가메이 요시유키 농상과 뤼지우스 바세차 스위스 수석 협상 대표 등은이를 수락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 이에 대해 당초 요구한 수준에는 미흡한 부분은 있지만 일정한 성과도 있었다고 판단, 받아들인다는 방침을 굳힌 상태다.
농산물 협상의 결과는 미국과 EU에 개도국쪽에 조금씩 양보한 측면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이들 양측에 유리하게 전개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종 문안을 보면 국내 보조에서 미국과 EU가 면화 부문에서는 미국이 아프리카4개 면화 생산국에 양보, 타협을 이뤄냈다.
후발 개도국 그룹(G90)는 농산물 초안에 대해 불만은 있지만 수용한다는 입장을내비쳤다. 하지만 유력 개도국 그룹(G20)의 리더인 브라질과 인도 등은 대세가 굳어짐에 따라 좌절감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브라질은 케나와 함께 비농산물 시장접근에서도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지만 이를끝내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G10 가운데서는 불가리아가 아직 수락 여부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지만 EU가입을 앞두고 있고 결렬의 책임을 뒤집어쓸 것을 우려해 G10의 공동노선에서 이탈하지는 않으리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국측은 관세상한 설정과 TRQ(저율관세수입물량) 증량에 반대하는 입장이 수용되지 않았지만 입장이지만 G10및 후발 개도국(G33)과의 공조를 통해 개도국에 대한특별품목 취급에서는 성과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선진국에 적용되는 민감품목 범위를 자체적으로 적절한 수준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과 개도국에 적용되는 SP(특별품목)에 대한 TRQ증량 면제 등은 지난해 9월 칸쿤 각료회의에 제출된 `데르베스 초안'보다는 낫다는 것이 한국측 시각이다.
한국은 관세상한 설정과 민감품목에 대한 TRQ 증량 의무 등은 향후 모댈리티(세부원칙) 협상에서 최대한 유리한쪽으로 협상하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특파원
입력시간 : 2004-07-31 2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