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1995년부터 매년 운영해 온 ‘올해의 작가’ 제도를 전면 재정비한다. ‘올해의 작가’란 한국 미술계에서 작품 활동이 두드러지고 창작의욕이 왕성한 작가를 선정해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전시제도로 전수천ㆍ황인기ㆍ노상균ㆍ이영배ㆍ승효상ㆍ곽덕준ㆍ서세옥ㆍ정현ㆍ정연두ㆍ서용선 등 23명이 거쳐갔다. 주요 작가를 재조명한 의미 있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작가’는 미술관이 내부적으로 작가를 선정해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탓에 ‘선정과정의 투명성’ 논란과 일회성 전시 개최로 끝나 제대로 된 후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등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제도 개선을 고민한 국립현대미술관은 8일 과천 소재 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의 작가’제도를 개편한 새로운 후원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달라진 ‘올해의 작가’제도는 우선 작가선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외부 참여를 확대함으로써 운영 및 선정과정 전체를 미술계의 축제로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눈에 띈다. 우선 미술관은 SBS 희망내일위원회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내년부터 공동 운영을 합의했다. 영국 최고의 미술상인 ‘터너상(Turner Prize)’의 경우 방송사 ‘채널4’를 주요 후원기관으로 영입해 선정 및 수상 과정을 영국 전역에 생방송함으로써 미술 대중화에 기여한 바 있다. 최은주 국립현대미술관 사업관리팀장은 “적극적이고 다양한 후원방식으로 ‘올해의 작가’의 입지를 쌓고 작가를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을 구상중”이라며 “미술 대중화를 위한 전혀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계 각 분야 대표들이 참여하는 실질적인 운영기구인 운영자문위원회(가칭)를 구성할 예정이다. 그리고 당장 이번 달에 큐레이터와 비평가 10명 이하로 구성된 ‘올해의 작가 발굴 및 추천단’을 꾸린 다음 9월말까지 추천서를 받을 계획이다. 11월께 1차 심사를 통해 후보 작가 2~4명을 발표하고 내년 하반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후보 작가들의 공동 전시를 열고 전시 폐막에 맞춰 최종 작가 1명을 발표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작가 후원을 위해 ‘올해의 작가’ 선정 후 향후 1년간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가 작가를 지원하는 ‘전담 큐레이터 제도’도 운용할 계획이다.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한국 미술관들의 위상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고 작가들도 세계적인 수준인데 그동안 제도적으로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했다”며 “전문가들이 (올해의 작가 제도를) 세계적인 제도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내 3,4 전시실에서는 역대 ‘올해의 작가’ 23명의 대표작과 작가들의 독백을 담은 영상을 함께 선보이는 전시를 10월30일까지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