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고법 형사7부(윤성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회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은 검찰과 변호인이 법정 내에서 각각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차명회사의 소유자이자 불법 자금지원의 책임자"라며 "재벌비리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의 변호인은 “계열사인 한유통과 웰롭에 자금을 지원한 것은 그룹의 연쇄부도를 막기 위한 최선의 경영적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계열사의 돈을 다른 계열사에 지원한 게 아니라 계열사 간 자산재배치를 통해 정상화를 꾀한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기업총수범죄를 무조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것은 대중 선동에 불과하다”며 “사안을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푸른색 수의를 입은 김 회장은 왼 발목에 깁스를 한 채 목발을 짚고 법정에 들어섰다. 김 회장은 수감 생활 중 발목을 접질려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긴장한 표정의 김 회장은 재판이 시작되자 종종 심각한 표정으로 변호인과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