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은 10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워싱턴DC에서 시작된 전략경제대화 첫날부터 분명한 의견차이를 보였다. 양측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조를 강화한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며 "협력을 위해 양국 간 신뢰구축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도 경쟁과 협조의 조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개혁, 사이버안보 등 문제와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차별 문제 등에 대해서는 공방을 벌였다. 특히 예상대로 사이버해킹 문제는 이번 대화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됐다. 바이든 부통령은 해킹을 통한 '노골적인' 지적재산권 절도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미국의 주장으로 수세에 몰렸던 중국도 신형대국관계를 강조하며 이번에는 미 정보기관의 해외사찰 프로그램을 폭로한 '스노든 파문'을 등에 업고 반격에 나서고 있다.
미국이 기업기밀 해킹과 안보 관련 스파이 활동은 구분해야 한다는 전략으로 나오고 있지만 중국이 이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에 자국 이동통신 업체와 칭화대 해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미국의 경제회복과 중국의 경제구조 전환이라는 중요한 시점에 어떻게 협력을 강화할지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21세기경제보는 "미국 측은 일단 환율자유화ㆍ경제개혁 등의 문제를 거론하며 공세를 펴고 있지만 미중 양자투자협정(BIT)과 미국 기업의 중국 금융 서비스시장 진출방안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주광야오 중국 재정부부부장은 "이번 대화에서 양자 간 투자협정이 중요한 진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미국이 중국의 완전한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제츠 국무위원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많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좌절하고 있다"며 미국 정치권과 정부의 중국 기업 견제에 불만을 드러냈다.
중국 내에서는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미중이 자유무역협정(FTA) 정보를 일부 공유하며 기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제일경제보는 "중국이 벌이고 있는 FTA와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제한적 정보공유로 양국이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찾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언론들은 또 그동안 미중 대화의 핵심 의제였던 위안화 절상 문제는 비중이 약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동방망은 위안화가 더 절상돼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최근 중국의 수출과 무역흑자가 위축되며 위안화가 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