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지켜지지 않는 10대그룹의 약속

삼성·한화·두산 등 경쟁입찰·중기 직접발주 줄여

삼성과 두산 같은 일부 10대 그룹이 올해 초 국민들과 한 약속과 달리 경쟁입찰과 중소기업 직접발주액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항목에 해당하지만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를 자제하고 경쟁입찰을 늘리겠다고 스스로 밝힌 내용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이 같은 결과를 담은 '10대 기업집단의 자율선언 이행현황'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삼성의 물류 분야 경쟁입찰 비중은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83%(1,297억원)에 달했지만 올해에는 되레 같은 기간 65%(860억원)로 뒷걸음질쳤다. 수의계약은 계열사나 특정회사에 밀어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왔던 부분이다.


한화는 광고 분야에서 지난해 18%(435억원)였던 경쟁입찰 비중이 올해는 8%(356억원)로 반토막 났다. 두산은 건설과 물류 부문에서 각각 전년 대비 17%포인트, 10%포인트나 경쟁입찰 비중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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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은 물류 분야에서 독립중소기업에 직접발주하는 금액이 지난해 1,482억원에서 올해 1,174억원으로 무려 20.7%나 줄었다. 삼성은 건설 분야에서도 8.38%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 중소기업 직접발주 금액을 보면 두산의 시스템통합(SI) 발주액은 24.5% 감소, GS의건설 부문 발주액은 31.6% 감소, SK의 건설 부문 발주액은 18.0%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10대 그룹의 경쟁입찰 금액비율 증감폭은 ▦건설 17%포인트 증가 ▦광고 8%포인트 증가 ▦물류 -2%포인트 감소 ▦SI 5%포인트 증가를 기록했다.

공정위는 경기침체 때문에 일부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는 내부거래의 핵심인 비상장사가 빠져 있는데다 낙찰비율도 없어 실제 상황은 더 나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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