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이 일단락되자 이번에는 일본의 방사선 오염 농수산물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5일 일본 지바(千葉)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수입을 잠정 중단하면서 수입 금지된 출하지가 5개현으로 확대되자, 일본산 농수산물은 물론 국내산 수산물에 대해서도 소비자의 기피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마트의 수산물 코너와 생태 등 수산물 취급 식당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외면에 따라 수산물 가격도 도미노 하락세가 연출되고 있다.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이날 가락시장에서 낙찰된 고등어(중품, 10kg) 값은 1만4,100원으로 일본 지진 발생 하루 전인 지난달 10일보다 15% 하락했다. 지난 3월10일 9만2,500원에서 지진당일 12만7,500원까지 올랐던 갈치(5kg 중품) 값도 이날 8만5,000원으로 33%나 폭락했다.
소매가격도 덩달아 내림세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이날 고등어(상품, 30cm)의 값은 4,980원으로 1주전의 5,980원보다 무려 16.7%나 떨어졌다. 지진 발생 전인 지난달 9일에는 6,98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00원이 빠진 셈이다. 생태도 3월9일 4,980원에서 이날 4,500원으로 하락세다.
식당가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 역 인근에서 생태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 모 사장은 “일본 지진이 발생한 지난 3월11일 당시 만 해도 괜찮았는데 방사성 오염 가능성이 제기된 3월 중하순부터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원산지 표시를 자발적으로 하는 식당도 늘었다. 예컨대 생태전문 식당의 경우 ‘러시아산 생태만 사용합니다’등의 안내판을 내거는 등 고육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찾는 이도 거의 없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비싼 국내산 생태를 쓰기도 부담스러워 아예 메뉴에서 빼는 곳도 부지기수다. 특히 이번 주중 방사성 물질이 섞인 비가 예보돼 있어 농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 심리가 다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직장인들이 고용에 대한 불안보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두려움이 두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잡코리아가 직장인 321명을 대상으로 불안감 정도와 요인에 대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5.7%가 요즘 국내외 경기상황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안감의 원인으로는 천재지변에 대한 불안감(55.8%)과 일본의 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감(54.2%)을 갖고 있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반면 한반도의 분단에 대한 불안감(29.0%) 직장에서 해고될까 우려되는 고용불안감(25.5%)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김태성기자 kojj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