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수집가 늘고 작품 가격대도 다양화" <br>환란후 시장위축 벗고 본격적 성장세 돌입<br>작가·작품 정보 제공…정부가 적극 나서길
“2~3년이 지나면 한국 미술 시장 규모가 지금보다 다섯 배는 커져 1조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내 미술시장 성장 동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미술품 경매전문회사 K옥션의 김순응(사진ㆍ54)대표는 국내 미술시장의 성장세가 폭발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의 미술시장이 4조원을 넘어섰는데, 국내 경제규모로 따져보면 최소한 1조원은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미술시장의 성장은 최근 세계 미술시장의 호황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 미술시장전문지 ‘아트프라이스’에 따르면 2006년 경매를 통한 미술품 거래 총액은 64억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52% 증가, 전체 미술시장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 그는 “1993년 세계 미술시장 폭락 후 꾸준하게 성장했지만, 최고 호황기였던 1990년에 비하면 아직도 5%가 낮은 수준”이라며 “국내 미술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얼어붙었던 분위기가 이제 본격적 회복세를 타는 것이며, 점차 성장속도는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매에는 비싼 작품만 거래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한다.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미술품은 억대를 넘는다’라는 선입견을 갖기가 쉽죠. 물론 블루칩작가인 박수근ㆍ김환기ㆍ천경자 등의 작품이 수십억원에 낙찰돼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점차 가격이 다양해지고 있어요. 최근 경매에서 낙찰되는 작품을 보면 500만원 미만이 전체의 60%를 차지합니다.”
올들어 K옥션에는 지난해 보다 두배 이상 회원이 늘었다. 신규 회원 중 대부분은 20~30대 젊은층이다. 김대표는 “과거에는 컬렉터들이 화랑이 권하는 작품을 주로 구입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정보로 무장한 젊은 층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새 바람이 불고 있다”며 “미술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정부가 나서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보 컬렉터를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안목을 키워야지요. 작품성과 완성도에 따라 같은 크기의 피카소 작품이라도 가격이 100배 이상 차이가 벌어지는데 A급부터 D급까지 구별해 낼 수 있을 정도의 공부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