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안전의 경영혁신과 놀라운 실적호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원화ㆍ외화의 현금수송, 수표ㆍ어음ㆍ증서 등 주요 증서의 운송 대행, 교환어음 운송 등을 하고 있는 한국금융안전은 2000년 까지만 해도 자본잠식 상태였다. 그러나 2001년부터 자본잠식을 벗어나면서 처음으로 배당도 했다.
2001년 2%, 2002년 6%, 2003년 6%의 배당을 했다. 99년 95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2003년 312억원으로 3.3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억원에서 19억원으로 6.3배 규모로 증가했다.
2000년 까지만 해도 한국금융안전의 경영진은 시중은행 퇴역 임원들의 마지막 자리였다. 은행들끼리 번갈아가며 사장과 이사 자리를 차지했다. 임기는 3년 단임. 그러다 보니 경영에 애착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자연히 임금은 높아지고 경영효율은 추락했다.
99년 취임한 박장헌 사장은 “취임하고 보니 임원이고 직원이고 책임의식이 없었다”며 “임원들은 수십년 은행생활의 마지막 보너스라는 의식이 강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도 고민했다. 그냥 “남들 하던 대로 대충 하다 갈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는 먼저 임원진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뛰도록 했다. 임원들에 대한 인사권을 달라고 이사회에 제안해 결국 성사시켰다. 임원들의 업무실적을 평가, 사장이 매년 재선임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하니 임원들이 뛰기 시작했다. 청와대 경호실 출신들이 맡았던 상임감사 자리도 비상임으로 바꿨다.
박 사장은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갖자고 독려했다. 한국금융안전의 대주주는 16%의 지분을 가진 우리은행. 그러나 우리은행은 한국금융안전에 현금수송을 맡기지 않는다. 외국계 현금운송 회사들의 진출로 경쟁이 붙어 은행들이 입찰에서 싼 가격을 제시하는 곳에 일감을 주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동종 업종과 비교해 높았던 임금을 경쟁력있는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계약직 채용을 대폭 늘렸다. 전체 경영원가의 80%를 차지하는 인건비 부담을 안고서는 회사를 끌고 갈 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혁신의 성과는 2001년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출과 순이익이 급증했고,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배당도 줬다.
박사장은 “이 같은 시장상황에서 우리가 변화하지 않으면 몇 년 안에 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지나온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기울인 노력과 성과에 보람을 느낀다”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