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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차재춘 포스텍 수학과 교수
입력2011.05.11 16:35:58
수정
2011.05.11 16:35:58
고리의 4차원 공간상 변형 새 이론 규명<br>3차원 수수께끼 8자 매듭 '이중고리'<br>'4차원서는 풀수 있을까' 수학계 난제<br>불변량 이론 적용 "풀수 없다" 답 얻어
| 차재춘(가운데) 교수가 제자들과 연구내용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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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공간에 꼬여 있는 여러 폐곡선의 모임인 매듭(knot)과 고리(link)가 한 차원 높은 4차원 공간으로 들어가 일으키는 변형인 '동계(concordanceㆍ일치)'에 대한 연구는 공간의 위치 관계를 연구하는 현대 기하위상수학의 핵심 주제다. 4차원 공간상의 변형은 지난 1950년대 랄프 폭스(Fox)와 존 밀너(Milnor)에 의해 처음 제안된 후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난제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차재춘 포스텍 수학과 교수는 최근 고리의 4차원 변형에 대한 불변량 이론을 통해 3차원과 4차원 위상수학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 이를 통해 지금까지 전세계 수학자들이 풀지 못한 여러 난제를 해결해 주목받고 있다.
차 교수는 위상수학적 기법을 대수적 정수론과 해석학적 기법과 접목해 3차원 공간의 고리가 4차원 공간에서 동계적으로 변형되더라도 일정하게 유지되고 변하지 않는 값을 추출할 수 있다는 새로운 불변량 이론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고리의 변형 가능성 여부를 밝힐 수 있는 새로운 방법도 제시했다.
불변량 이론의 핵심은 예를 들어 3차원 공간의 복잡하게 얽힌 고리를 4차원에 넣어 여러가지 형태로 모양을 변형시키더라도 특정 정수값이나 다항식 등 일정하게 유지되는 값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불변량 이론을 적용한 결과, 그동안 학계에서 수수께끼로 남았던 '3차원에서 풀리지 않는 8자 매듭의 이중 고리(Bing double)가 4차원에서는 풀릴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답은 "역시 풀 수 없다"는 것이었다.
차 교수의 이러한 연구결과는 수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유럽수학회지'를 비롯해 최상급 국제학술지에 2008년부터 3년간 연속 게재돼 탁월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차 교수는 2007년 미국수학회의 대표적 학술지 중 하나인 '미국수학회 메므와즈'에 무려 100쪽에 달하는 장편 단일논문을 단독으로 발표해 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업적으로 2009년 대한수학회 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차 교수는 "수학이 가진 고도의 지적 아름다움을 탐구하기 위해 더욱 도전적으로 노력해 연구의 깊이를 더하도록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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