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외환위기에 빠졌던 우크라이나, 아일랜드 등 유럽의 주변국들이 여전히 경제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경제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이들 정부의 악전고투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실업률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 때 ‘켈틱 타이거’로 불리며 유럽 내 강소국으로 알려졌던 아일랜드는 지난해 초 4%대에 불과했던 실업률이 올들어 9.2%대까지 치솟았다. 아일랜드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4%대로 곤두박질 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일랜드는 지난 2006년까지 10년간 연평균 6~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주변국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금융위기이후 외자의 엑소더스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한 때 과감한 세제 혜택과 양질의 노동력 공급으로 해외 자본의 천국으로 통했지만 지난 2007년 하반기 불거진 미국발 금융위기로 외자 유입의 선 순환 고리가 끊어지면서 해외 자본 철수a통화ㆍ자산가치 급락a금융 시스템 붕괴 등의 위기가 닥쳤다. 사정이 급박한데도 브라이언 코웬 총리는 최근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 올해 재정지출을 25억달러 줄여야 할 판”이라고 밝혀 위기 극복에 난관이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호황을 구가했던 우크라이나의 자존심도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우크라이나의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가 구제금융을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으로 미국ㆍ러시아ㆍ중국ㆍ일본 등에 긴급 대출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티모셴코 총리는 “우리는 러시아를 포함한 몇몇 국가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으며, 러시아는 이미 차관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들은 러시아가 제공할 대출금 규모가 50억달러 이상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IMF에 16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신청한 우크라이나는 이 가운데 45억달러를 받아 금융권에 투입했지만, 자국 통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경제난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IMF는 나머지 금액에 대한 집행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우크라이나는 현재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마저 제기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현재 20%가 넘는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올해 -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