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가계의 수입이 줄어들자 외식.오락.문화생활에 대한 소비심리가 외환위기 직후 수준까지 떨어졌다.
11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식.오락.문화에 대한 소비자기대지수는 79.2로 3개월 연속 감소하며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월의 78.0 이후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외식.오락.문화에 대한 소비자기대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6개월 후에 이 부문들에 대한 지출을 줄이겠다는 가계가 늘리겠다는 가계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보다 높으면 반대의 경우를 뜻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6개월 후 외식.오락.문화 등에 대한 지출을 줄이겠다는 가계가 늘리겠다는 가계보다 훨씬 많고 줄이겠다는 가계의 비중도 외환위기 직후 수준에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외식비와 여행비를 포괄하는 가계의 음식.숙박비 지출은 18조7천68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오락.문화비 지출도 20조2천61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보다 4.16% 줄어드는 등 외식.오락.문화에 대한 지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심리까지떨어져 당분간 `먹고 놀고 즐기는' 부문에 대한 소비 회복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반적인 가계수입 상황이 좋지 않고 수입이 감소했다는 가계의 비중이 증가했다는 가계보다 훨씬 높아 실생활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외식.오락.문화에 대한 지출을 줄이는 가계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지난 12월 현재 가계수입이 1년 전보다 감소한 가계의 비중은 39.5%로 증가했다는 가구 비중 14.0%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