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성장 동력 못 찾아… 길 헤매는 행남자기

도자기 혼수철 특수 사라지고

사업다각화로 힘도 분산시켜

해외 브랜드에 밀려 매출 급감


행남자기가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행남자기는 70년 넘는 업력을 자랑하지만 혼수철 관련 특수가 사라진 지 오래인데다 창업주를 이어 회사를 이끄는 후세 경영인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최근 매출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판매고를 올려야 할 지난 봄 시즌 또한 최근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악재가 겹쳤다.


행남자기의 지난해 매출은 약 438억원. 2011년 600억대 매출을 올리던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약 524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출이 계속 감소세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매출 중 약 62억원(13.1%)은 도자기 매출이 아닌 맛김을 식품업체에 납품해 거둬 들였다.

관련기사



업계에선 4대째 행남자기를 이끄는 김유석 대표가 도자기를 사양사업으로 여기며 사업 다각화를 위해 힘을 분산시켰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행남자기는 고 김창훈 창업 회장과 그의 장남 고 김준형 명예회장이 1942년 행남사라는 이름으로 창업한 원조 도자기업체다.

이후 김용주 회장 체제에서 지난 2012년부터 김 대표가 지휘봉을 잡았다. 김 대표는 최근에 와서 다시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주매출원인 백화점 매장이 그동안 개편을 통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그나마 시장에서 반응을 얻고 있는 '효재시리즈'는 제품홍보와 영업이 엇박자를 이루면서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포트메리온 등 해외메이커들이 절반 이상 시장을 차지한 탓에 점점 국내 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게 행남자기의 고민이다. 높은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하지 못했던 해외 브랜드들이 B급 상품을 싸게 팔면서 젊은 구매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도자기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혹은 내년부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 브랜드가 국내 도자기시장을 잠식하기 전에 묘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