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시각] 이제는 K공예 시대다


일본을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가게에서 파는 아기자기한 공예품에 모두가 감탄한다. 어떻게 이렇게 귀여운 물건을 만드는지 신기할 정도다. 반면 중국에서는 별로 볼 것이 없다. 나름대로 골동품 같은 물건이 있지만 왠지 짝퉁 같은 느낌에 눈길을 주는 것이 부담스럽다.

한국은 어떨까. 인사동이나 가로수길의 예쁜 가게에는 역시 예쁜 공예품들이 있다. 하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괜찮아서 가격표를 보면 아주 비싸다. 반면 저렴한 것은 외국산이 대부분이다.

공예산업이라는 것이 있다. 공예품의 생산·유통·소비의 생태계를 일컫는 말이다. 공예품은 이미 우리 생활 어디에나 있고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이런 공예가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부족한 상태다. 어떤 이는 '예술'로서의 가치를 주장하며 홀로 창작열을 불태우고 혹자는 '장사'로서 외국산 싼 제품을 들여와 이문을 남기고 팔았다.


해외교류가 늘어나고, 즉 한 해 1,400만명의 외래 관광객이 국내에 들어오고 또 그만큼의 한국인이 해외여행을 즐기면서 덩달아 공예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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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구입하는 물건의 주종은 화장품이나 의류·신발·식료품 등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소비재의 판매를 통한 한국 관광의 경쟁력 제고는 한계에 이르고 있다. 한국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한 최적의 물건이 공예품이 될 수 있다. 행운을 부르는 솟대나 풍경 등은 훌륭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내국인들도 우리의 공예품을 즐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품질보장과 적정한 가격책정이 필요하다. 개인 창작자들이 창작열을 불태우는 것과 함께 산업으로서의 유통구조를 합리화해야 한다.

최근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취미생활로서의 공예다. 문화 관련 동아리로서는 기존에도 음악이나 미술·스포츠 등이 있었다. 하지만 이에 비해 공예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가족이나 동료들과 공동 창작을 할 수 있고 창작품을 갖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가장 간단한 용도는 가구 등의 DIY(Do it yourself)다. 최근 이케아의 한국 진출이 위협적인 것은 이제 우리 사회에도 공예를 즐길 수 있는 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크고 화려한 쪽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관광이라면 리조트와 면세점을 만들고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이제는 쇼핑목록에 한국 공예품을 올리도록 해보자. 지금까지의 우리의 문화생활이라면 공연이나 영화 관람에 돈을 쓰는 것이다. 주말에 모여 목각품을 깎아보는 것은 어떨까. 드라마나 가요에 이어 K공예를 세계인의 관심사로 만드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 듯하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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