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全人大 폐막…중국경제 어디로

안정성장 무게…美압력엔 "내 갈길 간다"<br>미국측 기대불구 기존 위안화정책 재확인<br>성장률 8%로 낮춰 성장보다 안정에 치중<br>적대적M&A등 '질나쁜 외자' 규제강화도

후진타오(앞에서 두번째 줄 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제10기 4차 전체회의 폐막식에서 나란히 서서 손뼉을 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14일 막을 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제10기 4차 전체회의는 중국 경제의 골격인 ‘위안화 정책’과 ‘균형성장’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오는 4월 방미를 앞두고 열린 이번 전인대에서 위안화 절상을 공식 부인한 것은 시장의 기대와 다른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위안화 가치 조절을 위한 정부의 추가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미ㆍ중 갈등이 한층 격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원 총리는 또 “성장 위주의 정책 부작용인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중국의 당면과제”라며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과 지역균형발전 및 민생안정 등을 통해 안정성장을 추구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ㆍ중 ‘위안화 갈등’ 격화될 듯=이번 전인대에서 중국 측이 위안화 절상을 위한 추가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음으로써 위안화 절상을 통한 무역적자 축소를 강력하게 희망했던 미국 측의 기대를 냉정하게 저버렸다. 블룸버그ㆍ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전인대 폐막 소식을 전하면서 일제히 위안화 절상을 둘러싸고 미ㆍ중 갈등이 더욱 격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을 상대로 2,000억달러 이상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고 존 스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를 이유로 위안화 절상을 위한 조치를 중국 측에 강도 높게 요구해왔다. 원 총리는 이날 위안화 절상과 관련, “지난해 7월 관리형 변동환율제로 전환한 후 대미 달러 환율이 3% 가까이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시장의 자율기능에 따라 위안화의 가치 상승이 이뤄지는 것이 가능하므로 인위적인 평가절상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정성장에 무게 둔다=올 전인대는 앞으로 5년 동안의 정책방향을 가름하는 정책이 동시에 쏟아져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 핵심은 ‘안정 속의 균형성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 지도부가 올해부터 시작되는 11ㆍ5 규획 기간 동안 ▦신농촌 건설 ▦성장방식 전환 ▦지역간 협력발전 ▦화해사회 건설 등 6가지를 정책목표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올해 경제성장률을 8%로 낮춰 잡은데다 물가는 3%, 실업률은 4.6% 이내로 묶고 일자리 9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것은 성장보다는 안정에 좀더 치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저임금제를 엄격히 시행하고 체불임금 방지 관련법규를 강화하며 개인소득세법을 개정한 것도 균형성장을 이루기 위한 포석이다. 이밖에 불합리한 경제구조와 창조력 부족, 후진적인 성장방식과 자원낭비, 환경오염 등 중국의 모순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나온 것도 무리한 성장을 자제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외자기업 황제 대접 없다=외자 이용의 질을 높이겠다는 발언은 지난해에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더욱 구체적이다. “에너지 소모가 많고 오염이 심한 프로젝트, 기업사냥형 외자를 제한하고 첨단기술과 신농촌 및 중서부 지역에 투자하는 외자를 권장하겠다”고 한 것. 따라서 올해부터는 환경오염이 심하고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을 위한 ‘질 나쁜 외자’를 중심으로 한 맹목적인 외자유치는 극도로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자기업에 대한 세수우대정책을 전면 정비하는 등 외자에 대한 각종 우대조치가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 것도 외자기업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 기간 동안 내ㆍ외자기업의 법인세 통일 법안이 논의된 것은 그 시작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토종기업의 절반 수준인 15%의 세율을 적용받았던 외자기업의 세금감면 혜택이 없어지는 것은 시기의 문제일 뿐 실시는 확정된 상태다. 최저임금제와 사회보험제도를 보완하고 과열업종에 대해 지속적인 통제를 하겠다는 것도 외자기업에는 장애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 진출한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외자가 우대받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자신만의 특별한 노하우나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조만간 중국 땅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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