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채권형 펀드와 머미나켓펀드(MMF)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외 채권형 펀드에 1조7,3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상품인 MMF도 4조7,000억원이 넘는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펀드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채권형 펀드의 비중은 전월보다 3.7%포인트 늘어나 15.9%, MMF는 8.4%포인트 증가한 21.8%로 증가했다.
반면 주식형 펀드 자금에서는 지난달에만 1조8,8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처럼 펀드 자금이 안정형 펀드와 대기성 상품에 몰리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지수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을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이 쉽사리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코스피 지수가 큰 폭의 조정을 받지 않는 이상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과거 펀드 수익률이 지수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투자자들이 실망감이 큰 상태에서 지수가 2,100포인트를 넘어서더라도 추가 환매 물량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의 민감도가 커진 점도 주식형 펀드에서 환매가 지속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 해 들어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주가에 더 탄력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자금 유출입의 기준이 되는 밴드가 상승하고는 있으나 민감도가 커 밴드 내에서도 지수 수준에 따라 자금 유출의 정도가 달라지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장에 후행하는 심리적 지수에 집착해 투자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일정 금액씩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원하는 지수대에 도달하면 투자 금액을 늘리는 것이 성공적인 펀드투자”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