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리뷰] 잔혹한 핏빛 액션 '아저씨'


전직 살상전문 특수요원인 차태식(원빈)은 세상과 단절한 채 자신만의 공간인 전당포에서 숨은 듯이 살아가고 있다. 동네 사람들로부터 아저씨라 불리는 그의 유일한 말 상대는 옆집 소녀인 소미(김새론)뿐이다.

딸을 방문 앞에 세워 놓고 헤로인을 투약할 정도로 아이를 방치하는 엄마 탓에 소미 또한 유일하게 정을 주는 이가 옆집 아저씨다.


마약 조직의 마약을 몰래 빼돌린 엄마 때문에 소미와 엄마가 함께 납치당하게 되고 이를 목격한 차태식은 소미를 구하려 하지만 오히려 마약 사건에 깊이 연루돼 경찰의 추적을 당하게 된다.

소미의 행방을 찾아다니면서 마약 조직의 악랄한 장기매매 행태를 접한 태식의 분노는 극에 달하게 되고, 전 동료에게 총을 구한 태식은 피비린내 나는 복수에 나선다.


전작 '열혈남아'에서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이야기로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장기를 선보인 이정범 감독은 '아저씨'에서는 설득력 있는 드라마보다는 폭발적인 액션에만 비중을 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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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전반부는 한시라도 빨리 차태식의 분노를 고조시켜 극의 하이라이트인 논스톱 액션으로 향하는 것이 목표인 양 주인공인 소녀와 아저씨가 교감할 틈도 주지 않은 채 절대악으로 등장하는 장기매매조직의 끝없는 악행을 나열한다.

부모에게 버림 받은 어린 아이들이 마약 제조와 배달에 동원되고, 이들 조직에게 조금이라도 밉보인 사람은 어른 아이를 막론하고 장기가 적출된 채 시체 안치소로 직행한다.

헝클어진 머리칼로 한 쪽 눈을 가리고 허름한 옷차림으로 등장해도 광채가 나는 원빈은 아무리 아저씨라 믿으려 해도 믿기지 않지만 이번 작품으로 그가 독보적인 액션 히어로로 급부상했음은 부정하기 어렵다.

브루나이 실라트, 필리피노 칼리, 아르니스 등 아시아 지역 전통무술을 혼합해 만들었다는 원빈의 스피디하고 정교한 액션 동작들은 태국 국민 배우 타나용과의 대결신에서 탁월한 빛을 발한다. 여기에 분노와 슬픔, 그리움을 눈 빛 하나로 표현해내는 원빈의 한 층 깊어진 연기력 또한 박수갈채를 받을 만하다.

다만 총, 칼, 도끼가 난무하는 잔인한 액션신이 빚어내는 찌르고, 긋고, 베는 장면들은 시각, 청각 양쪽 모두에 다소 거북스럽게 다가온다.

'레옹'의 나탈리 포트만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김새론을 위시해 마약 밀매 조직의 수장 역의 김희원, 마약 전담반 형사 역의 김태훈 등 조연 배우들을 발견하는 재미는 보너스다.

4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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