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치공학과 원가절감

이 기법의 핵심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원가는 그대로 두면서 기능을 향상시키든지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은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원가를 낮추자는데 있다. 현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지고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기능향상이나 가격하락을 통하여 한 차원 높이자는 것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보다 높은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만큼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동시에 제조원가 속에 숨은 거품도 제거할 수 있다.가치공학을 통하여 효과를 본 예로 포드 자동차를 들 수 있다. 최근까지 포 드에서는 승용차와 트럭에 여러 색상과 모양의 카페트를 차내의 바닥에 깔았었다. 차내 분위기를 보다 다양하게 해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막상 고객들의 반응을 분석해 보니 고객들은 카페트의 다양함을 느끼지도 못하고 있었고 다양함의 가치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카페트를 한가지의 색깔과 모양으로 통일해 관련 재료비를 5% 이상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제트엔진 부문에서도 가치공학을 통한 원가절감을 달성했다. 지난 93년 GE는 비행기 엔진에 들어가는 특수 밸브를 개발하여 자사의 엔진에 장착하였다. 이 밸브는 엔진의 연료소모를 낮추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었다. 그러나 이 밸브가 들어간 엔진을 장착한 항공사들은 연료는 절감되고 있으나 그 효과가 밸브의 가격에 못 미친다고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GE측은 많은 연구개발비를 들여 개발한 밸브였으나 이를 엔진에서 제거하여 엔진가격을 항공사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미국의 한 믹서기 제조업체는 믹서기의 칼날을 지탱해 주는 쇠봉을 플라스틱 합성물로 대체함으로써 가치공학의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쇠봉을 플라스틱으로 바꾸는 바람에 재료비를 줄이고 부수적인 혜택도 많이 누릴 수 있었다. 재질이 가벼워졌기 때문에 동력전달에 드는 힘이 덜 들어 모터가 작아졌고, 이로 인해 믹서기 자체가 가벼워졌다. 또한 제품의 내구성도 길어졌고 전기를 덜 소모하기 때문에 고객입장에서 유지비도 훨씬 덜 들게 되었다. 원가절감과 기능향상이 동시에 달성되는 결과를 가져온 사례였다. 가치공학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웍이다. 제품이 나 서비스의 생산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팀을 이루어 제품에 대해 논의하는 일이다. 제품에 대한 개념정립과 디자인, 생산공정 설계, 생산 등이 따로 기 능해서는 가치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해 낼 수 없다. 제각각 움직이면 생산하기에 엄청난 비용이 드는 디자인을 아무 생각없이 내놓게되고 고객에게는 별 가치가 없는 사양을 제품에 포함시키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팀을 이루어서 제품의 가치를 분석할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하는 것은 고객이다. 제품의 궁극적인 가치는 고객이 결정한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시장에서 고객이 사지않으면 소용이 없다. 고객을 만족시켜야하는 것이다. 가치공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벤츠 승용차는 공학적으로 너무 과다한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과자류나 선물용품들도 쓸데없이 과대 포장되어 있다. 가치가 별로 없는 곳에서 원가가 발 생하고 있는 것이다. 불필요한 데 들어간 비용은 제품의 단가를 높여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원가를 낮추려면 가치공학을 활용해야한다. 우리 기업들도 가치공학측면에서 제품을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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