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조 인수자금 부담" 한화그룹주 출렁

시너지 기대로 장 초반 상승하다 약세로 돌아서

■ 삼성-한화 빅딜… 시장 반응


한화(000880)그룹이 삼성그룹의 화학·방산 부문 계열사 4곳을 전격 인수하기로 결정한 26일 관련 계열사의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이번 인수로 한화·한화케미칼(009830)·한화에너지 등 그룹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가 커지겠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총 2조원에 달하는 인수금액을 마련해야 하는 점이 재무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업 측면만 놓고 보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화학·방산 부문을 키우려는 회사의 결정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문제는 이번 인수 주체 계열사들이 매년 3,000억~4,000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계획대로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말했다. 상장사인 한화와 한화케미칼의 주가가 이날 하루 동안 크게 출렁였던 것도 이번 인수를 바라보는 투자자의 불안한 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관련 상장사의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한화는 삼성테크윈(012450)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에 장 초반 3만4,950원까지 치솟았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전날보다 1.27%(400원) 떨어진 3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등락폭이 13.54%에 달한다. 한화에너지와 함께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하기로 한 한화케미칼은 전날 대비 0.75%(100원) 상승한 1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화케미칼은 전날보다 8.65% 오른 1만4,65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장 내내 상승 폭이 줄어들며 결국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얼핏 보면 이번 인수로 한화그룹은 방위산업 부문과 화학 부문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돼 주가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한화그룹이 총 2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차질없이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되면서 주가도 약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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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를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하는 한화케미칼은 1조600억원의 인수대금을 한화에너지와 분담해서 내기 때문에 그나마 낫다"면서 "지난해 말 별도기준 현금 보유자산이 781억원, 부동산 자산은 400억원에 불과한 한화의 경우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화케미칼은 소폭 상승한 반면 한화는 하락 마감한 것도 이 같은 이유라는 것이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시너지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나타나지만 인수자금은 2~3년 안에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재무악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주가 흐름은 한화그룹 측이 인수자금 조달 계획을 얼마나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회사 측은 자금조달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한화케미칼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날 오후 기관들을 대상으로 예정에 없던 컨퍼런스콜을 열었다.

한화 측은 대금지급은 한화·한화케미칼·한화에너지 3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기반으로 삼성테크윈 인수금은 한화가 2년에 걸쳐 나눠내고 삼성종합화학 인수금은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3년에 걸쳐 나눠 지불할 계획이다. 그룹 측에 따르면 현재 한화·한화케미칼·한화에너지 등 3개 회사가 보유한 현금 총계는 3,000억원에 이르고 매년 3사가 창출하는 이익도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인수에 필요한 현금이 부족할 경우에는 보유자산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도 고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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