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뇌 연구 메카' 한국뇌연구원 설립 가속도

연내 유치기관 선정 등 2013년 초 개원<br>치매·우울증등 뇌질환 연구 활성화 예고

최근 들어 대학을 중심으로 뇌연구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지난 2006년 4월 완공된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이 첨단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 국내 뇌 관련 연구 인프라는 독립된 연구 공간을 갖춘 곳이 가천의대와 KIST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하다. /사진제공=가천의대


국내 뇌연구의 '메카'가 될 한국뇌연구원(이하 뇌연구원) 설립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달 한국뇌연구원 설립 추진계획(안)을 확정하고, 오는 26일 유치를 희망하는 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현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등이 뇌연구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교과부는 올해 안으로 유치기관을 선정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설계와 공사를 시작해 2013년 초에 뇌연구원을 개원할 계획이다. 뇌연구원이 설립되면 미래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각종 뇌질환 연구와 뇌 관련 융합연구가 크게 활성화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새로운 미래산업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진국에 비해 뇌연구원 설립 10년 이상 늦어=뇌연구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성 뇌질환이 크게 늘어나고 뇌과학과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과의 융합연구를 통해 신약개발, 영상기기 등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져올 수 있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은 이미 90년대에 뇌과학 분야의 기술선점을 위한 투자를 크게 늘리는 등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지난 90년 '뇌연구 10년'을 선언하고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총 예산 30조원의 18%인 5조7,100억원을 뇌연구 분야에 투자했다. 유럽은 미국의 뇌연구 10년 선언에 자극받아 91년부터 EU 차원에서 뇌연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일본 역시 93년 '뇌연구의 세기'를 선언하고 97년부터 뇌과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07년 연구개발(R&D) 예산 가운데 5.7%를 뇌과학 연구에 투입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98년 뇌연구촉진법을 제정해 국가 주도의 뇌연구소 설립 규정을 마련했으나 2007년에야 설립 추진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선진국에 비해 뇌연구가 지체됐다. 뇌연구원 설립이 일본과 중국이 각각 97년과 99년에 '뇌과학연구소(RIKEN)'와 '상하이 신경과학연구소'를 설립한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뇌과학연구원 설립이 10년 이상 늦어진 셈이다. 뇌연구 예산도 올해 610억원으로 일본의 17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에는 16곳의 뇌 연구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독립적인 공간이 존재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센터와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를 제외하면 대부분 교수 개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등 인프라가 크게 부족한 상태다. 임요업 교과부 융합기술팀장은 "뇌연구원이 설립되면 국내 뇌연구 역량을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존 대학 연구센터는 뇌관련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뇌연구원은 국자적 아젠다 해결과 신산업 창출을 위한 융합연구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매ㆍ우울증 등 뇌질환 연구 활성화=뇌연구원은 정부와 광역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설립을 지원한다. 정부가 연구개발비와 운영비를, 지자체는 부지제공 및 건설공사비를 부담하게 된다. DGIST와 KAIST, 서울대는 각각 대구, 대전, 인천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뇌연구원은 설립되면 뇌과학ㆍ뇌인지, 뇌의약학, 뇌공학을 주로 연구하게 된다. 세부 연구분야로는 ▦뇌질환 진단과 치료ㆍ예방 연구하는 뇌치료 ▦뇌 3차원 회로지도 구축 및 이를 통한 신경망 연결구조와 기능을 규명하는 뇌이해 ▦뇌신경세포간 신호전달기능 조절ㆍ기능 제어를 연구하는 뇌제어 ▦학습ㆍ언어ㆍ기억 등 인지와 감성 메커니즘을 다루는 뇌계발 등이 있다. 특히 뇌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가장 관심을 모은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치매나 우울증 등 뇌질환이 크게 늘어나 이를 치료하는 뇌신경질환 의약품 시장이 전체 제약시장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뇌질환을 진단하는 의료영상기기 시장도 내년에 175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임 팀장은 "뇌연구원이 설립되면 연구팀을 과제규모와 연구주제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하되 평가를 강화해 성과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관련 예산도 대폭 늘어나 뇌연구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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