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투병 중 사망한 배우 장진영에 대한 구당 김남수옹의 침뜸 시술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명 방송기자와 한의사가 치료의 적절성을 놓고 온라인상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 김옹이 장진영을 시술하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 본 이상호 MBC 기자는 지난달 말 '구당 김남수, 침뜸과의 대화'라는 책을 펴내 김옹 특유의 침뜸이 장진영의 암 치료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자 이 책을 읽은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이 지난 23일 인터넷매체 프레시안에 '장진영의 봄날은 왜 갔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해 장진영에 대한 김옹의 치료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장진영에게)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 같다"며 김옹의 치료 방식을 비난했다. 이 원장은 장진영의 암에 쑥뜸 시술을 한 것은 맞지만 김옹은 큰 실수를 했다고 지적했다. 몸이 허약할 때는 함부로 뜸을 떠서는 안 되는데, 침과 뜸을 각각 2,500회와 1만 회 넘게 시술하면서 지극히 약한 장진영의 몸이 더 나빠졌다는 것이다. 그는 "김옹이 암으로 몸이 쇠할 대로 쇠한 장진영에게 1만 번 넘게 뜸을 시술한 것은 한의학의 기본 원리를 어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감기의 원인이 '열'이기 때문에 이열치열 방법인 뜸으로 감기를 치료해야 한다는 김옹의 발언을 거론한 뒤 "감기는 한의학에서는 상한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차가움에 인체가 손상된 것이다. 영어로도 '감기에 걸렸다'를 'catch a cold'라고 하는 것처럼, 이것은 전 세계에서 범부도 전통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감기 때문에 뜸을 받으러 오는 사람이 없기로서니 이렇게 무식한 얘기를 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만약 허임(허준도 인정한 침술의 대가)이 현존해서 위암에 걸린 장진영을 환자로 맞았다면 섣부르게 침을 놓는 일은 안 했을 것이다. 아마도 양의를 찾아가 현재의 상태를 엄밀하게 진단하라고 권했을 것"이라며 "설사 한의사의 관점에서 치료를 했더라도, 몸을 보하는 것과 같은 가장 효과적인 (하지만 결코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치료 정도에 그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기자가 이튿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 원장의 글에 반박하고 나섰다. 이 기자는 24일 게재한 '장진영의 봄날이 간 진짜 이유'라는 글을 통해 이 원장이 거짓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국민들이 김옹을 오해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구당은 죽어가는 환자를 거절하지 못하고 환자가 매우 위험한 상황인 만큼, 자신의 80년 임상 역사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을지도 모르는 '공개' 임상에 응했다"면서 "82일 동안의 정말 '피말리는' 치료가 계속됐으며, 나는 모든 임상 내용을 정밀 기록했다. 물론 (김옹은) 단 한푼의 치료비도 받지 않았고 이 같은 사실을 언론플레이해서 자신의 사익을 늘리는 데 활용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 원장은 돌팔이인 구당이 장진영에게 '양의를 찾아가 현재의 상태를 엄밀하게 진단하라'고 권하지 않고, '허임도 침을 놓지 않았을 환자에게 침을 놓아' 끝내 '장진영의 봄날이 가게 만들었다'고 거짓 사실을 적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장진영 치료 과정에서 침뜸만으로 암환자의 구토와 어지럼증이 없어지는 것이 실제로 입증됐으며 암 덩어리가 줄어드는 것도 확인됐다"며 "모든 임상 자료는 원하시면 모두에게 공개해드릴 의사가 있으니 '구당이 마치 장진영을 꼬드겨 엉터리 치료를 하던 중,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취지의 여타 한의사님들의 악의적 주장을 이 원장은 제발 반복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의 금지 탓에 (김옹으로부터) 침뜸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없었던 그녀는, 생에 대한 강한 의지와 가족들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매년 15만 명에게 무료 뜸봉사를 해왔지만, 단 한 차례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 과연 누구의 피해가 있었는가. 단지 한의사들이 불편했을 따름"이라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의사협회는 구당을 짓밟기 위해 온갖 모략을 벌여온 것을 안다. 하지만 이제는, 나를 포함해 국민들이 그렇게 하도록 순순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