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무원 김행균씨가 어린 아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했던 서울 영등포역이 국내 최대규모 역임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27일 영등포역에 따르면 철도와 수도권 전철을 포함 하루 총 1,214회의 상ㆍ하행 열차가 정차하는 영등포역은 철도와 전철의 승객이 각각 5만명과 10만명, 환승객이 12만명 등 하루 이용객이 모두 27만명으로 국내 최대 인원이 이용하는 정차역.
하루 영등포역에 근무하는 열차운용팀장은 총 3명으로 이 중 한 명은 내부에서 CCTV 모니터를 관리하고 2명의 팀장이 각각 1명씩의 공익근무요원과 함께 경부ㆍ전라ㆍ호남ㆍ장항선이 지나는 제6~9플랫폼의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사고를 당한 김씨와 함께 일하는 이인영(40) 팀장은 “2명의 안전요원이 15분 당 1대의 열차가 들어오는 2개의 플랫폼을 맡고 있는데 하루 24대가 들어오는 330㎙ 길이의 16량 새마을호 열차가 구내에 진입할 경우 완벽한 안전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고 당일 김 팀장이 조금만 늦게 아이를 발견했더라면 더 큰 사고가 날 뻔했다”고 밝혔다.
또 하루 운행 열차의 80%에 해당하는 870대의 인천ㆍ수원ㆍ의정부행 전철이 지나는 제1~5 플랫폼의 경우 아예 안전요원이 배치되어 있지 않다.
1999년 1월에는 이모(62)씨가 영등포역 승강장에서 미쳐 내리지도 않았는데 열차가 출발하는 바람에 사망했고 2001년에는 이모(43)씨가 국철에 뛰어들어 자살했으며 시각장애인 김모(51)씨가 승강장에서 발을 헛디뎌 역구내로 진입하던 새마을 열차에 치여 숨지기도 하는 등 사고가 잇달았다.
특히 플랫폼내에 설치돼 있는 각종 기둥이 철로와 가까이 있어 승객들이 안전선 밖으로 걸어다녀야 하는 것도 사고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철도청이 올 12월까지 철도 및 전철에 도입하기로 한 `스크린 도어`의 경우 5월 신길역에 시험 설치돼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역에는 설치되어 있지 않으며 무정차 통과역에서 자체 설치하고 있는 `안전울타리`도 새마을호 일부와 화물차가 무정차로 지나는 영등포역에서는 승객이 모든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설치계획이 없는 실정이다.
<박은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