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일 폭등하는 서울 강남 집값 안정대책의 하나로 강북에 특수목적고 확대 등 교육관련 대책을 밝히고 있지만 정작 그 실효성은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백년대계를 책임지고 있는 교육인적자원부도 이에 동조해 어설픈 대책을 내놓고 있어 시민들의 비난이 일고 있다.
◇특목고 유치 실효성 없다=김진표 재정경제부장관 겸 부총리는 지난 9일 강남의 집값을 잡는 방안으로 `강북지역 특목고 추가 설립`, `자립형 사립고 유치`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교육부와 교육단체 등은 “김 부총리가 구체적인 교육사안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특목고 유치부문. 현재 서울지역에는 외국어고 6개와 과학고 2개, 예술고 5개, 체고 1개 등 모두 14개의 특목고가 있다. 이 가운데 특성화 교육이 이뤄지는 예고, 체고를 제외한 8개의 특목고중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한영외고를 제외한 나머지는 7개는 모두 강북지역에 있다. 소위 `강남8학군`에는 1개도 없는 셈이다.
하지만 정작 강북지역의 특목고를 다니는 학생들은 강남학생들이 많다. 특히 강남에서 통학이 가능한 중곡동 대원외고와 상일동 한영외고의 경우 강남권 학생들이 점령한 상태다. 광진구 중곡동 대원외고의 경우 2003학년도 1학년생(부모주소지 기준)의 경우 정원 423명 중 강남 송파 서초 강동구 출신학생이 203명으로 절반 가까이 됐다. 한영외고의 경우 강남이 280명 중 170명이나 됐고 강북 25명선, 경기도 78명 등이었다.
◇교육부도 혼란 부채질=교육부도 이날 덩달아 `주택시장 동향 및 대응방안 관련 교육대책`이라는 제목으로 논리에도 맞지 않는 계획을 내놓아 시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앞서 지적한 특목고 문제뿐 아니라 `위장전입 단속 강화`라는 대목이 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강남으로의 전입을 부추기는 것으로 강남학생이 아니면 강남학교에 다닐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대표는 “경제부처는 교육문제의 본질은 회피한 채 경제문제를 정책의 근거로 삼고 있는 것 같다”며 “교육부가 정확한 정책비전이 없어 경제부처에 휘둘리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부도 이를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강북지역에 아무리 많은 특목고를 세워도 집값을 잡는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과연 교육여건이 좋아서 강남 집값이 뛰는지 아니면 경제여건이 좋은 강남지역 거주민들이 교육여건을 좋게 만들었는지 한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