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탄핵안 가결이후] 정부 선제대응… 심리안정 효과

금융시장은 일단 탄핵 태풍을 비켜가는 모습이다. 15일 금융시장을 지켜본 국내외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날 시황은 `탄핵정국`이 앞으로의 시장방향, 나아가 우리경제 전체에 미칠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국내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외국인들이 주말에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해 충분한 분석한 후 처음 열리는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이상징후 없음`으로 나타났다.▲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효과를 거뒀고 ▲금융기관들이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나서고 있으며 ▲외국인들이 예상보다 덤덤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점 등이 배경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탄핵정국이 악재(惡材)인 것은 분명한 만큼 당분간 사태추이를 더 봐야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외국인 투매 없었다=탄핵충격에 빠졌던 주식시장이 하룻만에 안정을 되찾은 것은 일단 외국인이 투매를 자제하며 관망세를 보인 것이 큰 힘이 됐다. 여기에 정부당국이 금융시장 안정대책반을 가동하면서 기관투자가들이 `매수 대열`에 동참한 것도 큰 힘을 발휘했다. 주식시장의 핵심매수세력인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매매가 안정되자 지난 주말 한때 투매양상까지 보였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외국인 매도가 460억여원에 그친 것은 외국인들이 `탄핵정국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탄핵으로 인한 국가신인도 하락이나 국가신용등급변화가 없다는 점도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의 관심은 정치에서 다시 경제로 옮겨갈 전망이다. 특히 미국증시의 동향이 미치는 영향력은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증시가 지난 주말 반등에 성공했지만 고용회복과 금리안정 등이 기업실적으로 연결되느냐에 따라 추가상승과 하락의 한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2일 장중 820선대까지 하락했던 충격으로 탄핵 충격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적인 연쇄반응의 고리가 끊어진 만큼 향후 증시는 펀더멘털 변수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이 남아있는 데다 4ㆍ15총선이라는 정치적인 변수가 남아 있어 상승세로 가닥을 잡기보다는 `게걸음` 장세를 거치며 에너지를 비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탄핵`보다는 `수급`이 변수 =급등했던 환율이 소폭 하락으로 돌아서면서 서울 외환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환율은 이날 3원80전 떨어진 1,177원에서 거래가 시작돼 오전 한때 6원까지 떨어진 후 점차 낙폭이 줄었다. 시장관계자들은 외환시장이 탄핵정국의 영향권에서 거의 벗어났다고 보고 있다. 씨티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주말 환율상승폭이 워낙 커 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기본적으로 달러수요가 많아 당분간 원화가치가 약세를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외환위기 때와 달리 한국의 국가신인도에 별 영향이 없고 한국정부의 외환보유액도 워낙 많아 탄핵정국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오늘(15일) 분위기로 보면 정치적인 변수보다는 달러 수급이 더 큰 요인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달 12월 결산법인의 주총이 끝나면 외국인의 배당송금액이 40억달러 안팎에 이르고 금융기관ㆍ공기업의 외화차입금 상환예정액도 10억달러를 넘어 무역거래외 달러 수요가 5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당분간 달러수급불균형으로 인해 환율이 떨어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얘기다. ◇채권값 혼조세=전반적으로 불안감이 반영되고는 있지만 심한 돈 쏠림은 없다는 게 채권시장 안팎의 분석이다.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12일 0.03%포인트 떨어졌던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날 0.01% 포인트 오른 연 4.58% 안팎에서 거래되다 오후에 다시 4.55%까지 떨어진 후 다시 장 막판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아무래도 정국이 불안해지면서 `안전자산`인 국채로 돈이 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투신사의 한 채권딜러는 “금융기관의 유동성이 워낙 좋고 정국 불안으로 한국은행이 신축적인 유동성 관리를 할 가능성이 높아 채권값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이연선기자 dubbcho@sed.co.kr>

관련기사



조영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