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자기매매 이익의 증가에 힘입어 2003회계연도에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수료 수입 등 주 수익원의 수지는 오히려 크게 악화돼 ‘실속없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중인 국내 증권사 및 외국증권사 지점들은 2003 회계연도에 1조2,817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려 흑자 전환했다. 2002회계연도의 6.017억원 적자와 비교하면 1조8,834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증권사별로는 대한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5,086억원의 흑자를 냈으며 대우증권(1,325억원)ㆍ삼성(967억원)ㆍ굿모닝신한(807억원) 등의 순이었다. 증권사들의 실적이 호전된 것은 주가 상승으로 주식ㆍ채권 등 자기매매 이익이 1조2,507억원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주가매매 이익의 급증과는 반대로 증권사의 주 수익원인 수수료 수입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특히 수익증권 평균 판매수수료율이 지난해 3월말보다 0.28% 포인트나 떨어진 0.55%에 그치는 등 수익증권 판매수수료가 지난해의 65% 수준인 6,988억원으로 감소했다. 또 주식위탁거래대금(1,717조)과 수탁수수료 수입(3조7,460억원)이 정체를 보이는 것도 수익구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머니마켓펀드(MMF)의 비중이 커지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수익구조가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