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 직전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실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이 쌓여 있었을까. 31일 이재현(李載賢ㆍ구속)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당시 최돈웅(崔燉雄) 재정위원장실은 하나의 거대한 `현금 금고`였다.현금상자 4단으로… 캐비닛에도 꽉꽉
검찰은 영장에서 여의도 당사 5층 7~8평 크기의 이 사무실에 있던 일반 캐비닛과 4단 파일 캐비닛에는 1만원권 현금 다발이, 그 옆 가로 3m, 세로 5m 공간에는 1.2m 높이로 현금이 든 라면박스와 A4용지 박스가 각각 4단씩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고 밝혔다. SK비자금 100억원이 담긴 비닐 쇼핑백도 보자기에 싸여 그 옆을 차지했다.
검찰은 재정위원장실에 있던 돈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모의실험`도 했다. 2주전 C은행 법조타운 지점에서 사과상자와 라면박스 등에 1만원권 현금을 넣고 포장해봤다. 사과상자에는 3억2,000만원이 들어갔지만 포장을 예쁘게 하려면 3억원을 넣어야 했다.
라면박스에는 2억원, A4용지 박스에는 6,000만~7,000만원이 들어갔는데, 일반형 캐비닛에는 10억~20억원, 4단 파일 캐비닛 한 칸에는 3억원까지 넣을 수 있었다. 이 전 국장은 "SK비자금 100억 이외의 돈은 당비로 30억뿐이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최소 수십억원 이상이 사무실에 더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