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경제불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일제히 전쟁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점검하고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고 기업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대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있어 기업이나 국민의 불안감은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라크전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번 전쟁이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전쟁의 파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나와있지만 전쟁의 기간이 경제적 충격의 정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쟁의 기간에 대해서는 2개월 정도의 단기전 과 2개월이상 소요되는 장기전 등 두 가지 시나리오로 대별된다. 경제적인 충격면에서 두 가지 시나리오의 차이는 전쟁 기간이 짧을수록 세계 경제 및 우리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그만큼 적다는 것이다.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전쟁이 2개월이내 단기전으로 끝나면 경제적 악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2개월이상 장기화되면 올해 우리경제는 마이너스 성장까지 갈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이 치솟아 수입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데다 세계적인 경제침체로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이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금융시장의 불안이 증폭되는 가운데 우리경제에 대한 신인도가 떨어져 외국자본 유출이 가속화될 경우 우리경제는 위기국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12년 전 걸프전의 경우 43일이라는 단기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경제는 성장률이 절반수준으로 떨어지고 경상적자폭은 4배나 급증하는 타격을 입었음을 감안할 때 이번 이라크전의 파장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번 이라크전의 경제적 충격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대내적인 불안 요인을 제거하려는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특히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사 부실문제등에 따른 금융불안을 효과적으로 진정시킴으로써 우리경제의 신인도 저하를 막고 외부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이다. 아울러 이번 이라크전을 계기로 경상수지 적자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건전한 소비문화를 통해 불요불급한 고가 사치품의 수입을 억제하는 한편 수출증대에 좀더 정책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권교체기라는 특수성 때문이겠지만 바깥에서 밀려오는 충격에 제대로 대응 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추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부터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