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실리콘밸리 혁신 DNA 배우자" UC버클리대에 공들이는 삼성

1년 새 500만달러 기부

신경숙 작가 심포지엄 등 한국학센터 지원 잇달아


24일(현지시간) 미국 UC버클리대 동문회관에서 한국문학 심포지엄이 열렸다. UC버클리대 한국학센터가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의 하이라이트는 소설가 신경숙과의 대화. 지난 6월 장편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의 영문판이 출간되면서 미국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는 신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자리였다.

이 심포지엄은 삼성전자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UC버클리대에 300만달러를 기부했다. 대학 내 한국학센터에 대한 지원을 통해 한국문학 및 문화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UC버클리대 동아시아어문학과에는 한국·중국·일본학 코스가 개설돼 있지만 주전공인 중국학과 일본학과 달리 한국학은 부전공이다. 삼성전자의 기부에 힘입어 한국학의 주전공 승격을 위한 교수 충원과 커리큘럼 확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는 UC버클리대 나노과학 및 나노공학과에 200만달러가량을 기부했다. 한국학센터 기부금을 포함해 1년 새 삼성전자의 기부금액이 500만달러를 넘는다. 해당 학과에 '삼성 석좌교수제'가 만들어지고 나노과학 분야의 석학인 폴 알리비사토스 재료공학과 교수가 임용된 것도 이 덕분이다.

관련기사



삼성전자가 이처럼 UC버클리대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단순한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 차원을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를 위한 투자 차원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수혈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에 세운 연구개발(R&D) 센터 10곳 중 7곳이 실리콘밸리에 있고 구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북부 새너제이에 3억달러를 들여 대규모 반도체 R&D 센터를 짓고 있다. 내년 여름 완공되는 새너제이 R&D 센터에는 약 2,000여명의 연구인력이 근무할 예정이다.

새너제이 R&D 센터의 주된 연구 분야는 시스템 반도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뒤처진 비메모리 분야 기술력 강화를 위해서는 현지 연구인력 충원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우수 인재 확보 차원에서 미국 대학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삼성종합기술원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해외 대학과의 공동연구에서도 스탠퍼드대와 UC버클리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지난해 삼성종기원이 선정한 글로벌 공동연구(GRO·Global Research Outreach) 프로그램 74개 중 스탠퍼드대와 UC버클리대는 5개와 3개를 각각 수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지 대학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실리콘밸리 내 벤처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하반기에 실리콘밸리 내 벤처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인큐베이팅을 위해 삼성 전략·혁신센터와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연이어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스탠퍼드대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스타트업 기업 지원을 위한 '액셀러레이터'를 개소했다. 8월 스마트홈 플랫폼 개발 업체인 스마트싱스와 같은 유망 기업을 인수합병(M&A)하기도 했다. 경쟁자인 애플의 본거지에서 '스마트폰발 위기'를 극복하는 돌파구를 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