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2월 7일] 직장인 노후설계와 퇴직연금

퇴직연금은 도입 5년이 지나면서 국민연금ㆍ개인연금과 더불어 노후소득의 3층 보장체계의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올 9월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은 20조3,000억원, 가입자 수는 183만7,000명으로 5인 이상 상용근로자(797만7,241명)의 25%가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과 같은 인생 100세 시대에 퇴직연금은 퇴직금의 연장선상이 아닌 가장 중요한 노후 소득보장 시스템의 하나다. 그러나 그동안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정부와 기업, 퇴직연금 사업자 위주로 진행돼왔다. 정작 퇴직연금의 주인인 근로자들이 퇴직연금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크게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회사 주도로 퇴직연금을 도입해왔으며 근로자들을 위한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이나 도입 이후의 계속 교육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과 근로자들이 퇴직연금제도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9월 말 현재 총 적립금 중에서 회사가 책임을 지고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 연금의 비율이 67%를 차지하며 확정기여형(DC)의 비율은 21%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17%에 지나지 않았던 DC형의 비율이 최근에는 66%까지 늘어난 미국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얼핏 생각하면 회사가 책임지고 운용해주는 DB형이 좋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해진 금액밖에 받을 수 없는 DB형에 비해 DC형은 리스크는 따르지만 적극적인 운용으로 더 많은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따라서 직장인들은 도입 초기부터 퇴직연금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의 형편에 맞고 혜택이 극대화될 수 있는 퇴직연금 제도와 퇴직연금 사업자(금융기관)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DB형과 DC형 중 어느 제도를 선택하느냐도 중요하지만 DC형을 선택했을 경우 어느 사업자가 제시하는 어떤 투자상품에 운용할 것인가를 선택하느냐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퇴직연금 제도에 관심을 갖지 않기 쉽다. 퇴직이 머지않은 50대 이상 직장인들은 그나마 낫지만 40대 이하 젊은 직장인들은 20~30년 뒤의 퇴직연금에 관심을 쏟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퇴직할 시점에 이르면 퇴직연금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한 직장인과 그렇지 않은 직장인의 퇴직연금 평가액은 커다란 차이가 나타날 것이다. 이제 직장인은 회사의 업무뿐 아니라 퇴직연금에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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