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조선 박람회 선택과 집중을

울산과 경남에는 세계 1위부터 3위까지의 조선소가 위치하고 있다. 울산광역시에는 10여년째 부동의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자리하고 있다. 경남 거제시에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 해양이 들어서 있다. 여기다 인근 부산시에는 과거 70~80년도에 국내 조선 산업을 이끌던 한진중공업(옛 대한조선공사)이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부산과 울산ㆍ경남지역이 서로가 조선산업의 메카임을 자처할 만한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부산과 울산ㆍ경남도는 대규모 국제 조선관련 전시회를 너도나도 개최하고 나서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조선산업을 앞세운 이들 3개 시도의 국제박람회 경쟁이 중복 개최로 인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해당 지자체들의 지나친 의욕이 자칫하다간 ‘선택과 집중’을 흐트려 조선산업 전반에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부산과 경남도가 각각 지난 2005년과 2006년부터 대규모 국제 조선관련 전시회를 개최한데 이어 울산시도 내년부터 국제 조선전시회를 열기로 하고 본격적인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는 오는 24일부터 4일간 해운대 벡스코에서 ‘2007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머린위크)’을 개최한다. 경남도는 지난해 11월 ‘2006 국제조선해양산업전’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들 중 부산 전시회가 국제사회에서 노르웨이ㆍ독일ㆍ그리스 전시회와 함께 세계 4대 규모로 인정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남도의 경우 지난해 첫 행사에 36개국 280개사가 참여하는데 그쳐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기다 울산시는 대규모 국제 전시회를 개최할 만한 컨벤션센터가 아직 없는 데다 정작 해당 기업들도 국제 전시회 유치에 극히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행사개최를 밀어 부칠 경우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국제 전시회 개최는 조선도시로서의 대외적 위상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자칫하다간 중복 개최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화된 국제 전시회가 아니라면 부산ㆍ경남ㆍ울산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세계적인 국제조선 전시회를 만들어 국내 조선업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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