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鐵車, 급한불 껐지만 과제 산적■한국鐵車 부실자산 처리 합의
부도위기에 몰렸던 한국철도차량이 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 등 출자 3사와 채권단간의 부실자산 처리 합의로 최대 고비를 넘겼다.
그동안 신규자금이 조달되지 못해 겪었던 어려움도 다소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앞으로 구조조정·기업통합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산적한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본격적인 구조조정 필요=한국철차는 지난해 7월 1일 설립된 이후 1년 1개월이 지났지만 구조조정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빅딜 이전 2,599명이었던 인력은 7월말 현재 2,343명으로 줄었다. 지난 4월 30일과 6월 30일 두 차례에 걸쳐 관리직 163명이 명예퇴직한 것과 자연 퇴출을 제외하면 인력은 그대로다.
생산설비도 전동차 기준 연간 1,500량을 생산할 수 있는 기존 시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500량 가량을 생산하는 데 불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생산과잉과 출혈경쟁으로 야기된 빅딜인 만큼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익구조 개선해야=한국철차가 빅딜 이전에 출혈수주한 물량을 소화해 영업이익을 올리기까지는 1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철차사업이 조선과 마찬가지로 수주후 2~3년은 걸려야 대금을 회수하는 사입이어서 장기적인 지원책과 생존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빅딜로 철차사업에만 의존한 수익구조를 가진 것도 문제다. 지멘스·알스톰·애드뜨랑즈 등 세계 유수 철차업체들이 다른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경기변동에 민감한 사업적 특성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이른 시일내에 철차사업을 정상화하고 연관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통합 시급=한국철차에는 아직 참여 3사의 노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때문에 임금을 비롯한 노사협상은 3번을 해야 한다. 게다가 현대정공의 기관차생산부는 빅딜에서 제외돼 한국철차의 하청업체로 전락했다.
3사에서 파견된 임원진들도 친정회사들의 이해관계가 우선시되고 통합법인의 경영정상화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불만이 회사내에 팽배해 있다.
한 전문가는 『참여사들이 제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라며 『대기업간 신뢰관계를 회복하고 파트너쉽을 유도할 수 있는 정부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영주기자YJCHO@SED.CO.KR
입력시간 2000/08/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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