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요그룹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고민'

주요그룹들은 내년 경기상황을 극히 비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출렁이는 환율과 예측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시장상황 때문에 내년사업계획 수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그룹들은 아직도 사업계획 수립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작업에 착수한 그룹들도 최악의 국면을 가정, 투자를 대폭 축소하거나 동결하고 극한적인 비용절감을 꾀하는 등 초긴축 경영에 주안점을 두고 경영계획을 마련중이다. 또한 5대그룹의 사업구조조정 문제도 완결되지 않아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자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계열사별 내년경영계획을 마련, 이를 취합해 다음달초 최종안을 확정키로 하되 내년경영계획의 원칙 가운데 하나로 투자규모를 올해 대비 10-20% 줄이기로 했다. 삼성은 또한 1년 이내 회수가 불가능할 경우 신규투자는 일절 집행하지 않기로 하고 각 사업부별로 적자경영계획 수립은 원천적으로 금지토록 했다. 또한 경비는올해 대비 20% 줄이고 연봉제를 확대 시행하는 한편 총 인력은 98년말 수준에서 동결키로 했다. 삼성은 내년 3.4분기까지 경기하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 그룹전체의 매출이 올해보다 1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우는 내년경영계획의 초점을 '수출 극대화'에 두고 주요계열사의 매출과 수출을 올해 대비 20%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투자는 올해 목표 대비 10-2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는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주력사 대부분이 연봉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대는 종합기획실이 해체됨에 따라 각 계열사별로 일정을 잡아 사업계획을 짜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5대 그룹 사업구조조정에 주력 계열사들이 관련되면서 그동안 사업계획 작성에 손을 대지 못한 상태며 현대전자나 현대중공업의 비조선부문은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처지다. 현대는 내년 매출과 수출, 투자가올해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LG는 계열사별로 다음달중 사업계획안을 수립, 이사회 통과절차를 거쳐 연말께 확정할 예정이다. 내년도 투자나 매출은 올해 대비 한자리수 증가를 기대하지만 연말까지 환율동향이나 내수시장 전망 변동에 따라 가변적이라는 입장이다. 쌍용은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 아직 사업계획을 확정한 계열사가 없으며 쌍용양회 한군데만 사업계획수립에 착수했다. 쌍용관계자는 내년상황은 아무리 낙관적으로 전망하더라도 매출은 올해 수준을 능가하기 어렵다고 보고 투자는 전면 동결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은 아직 국내외 경제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 한채 관망중이다. 한진은 그러나 내년에도 종합수송물류업체라는 기업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올해 발표한 그룹구조조정계획을 적극 실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호 역시 내년 사업계획 수립작업에 착수하지 못했으나 올해와 같은 긴축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솔은 11월중 사업계획을 최종확정할 예정인데 매출은 올해보다 10%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투자는 올해 대비 10%이상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주요계열사가 화의 또는 법정관리상태인 한라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으로 선정된 동아, 고합 등은 그룹차원의 경영계획 수립이 곤란한 상황이며 주력계열사 중심으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 이외 특별한 경영계획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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