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7월부터 산유량을 늘리기로 하자, 이란은 이에 반대입장을 표명한데 비해 쿠웨이트는 사우디의 입장에 동조, 증산에 찬성입장을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사이의 이 같은 의견 차이는 친서방국가와 반서방국가의 대립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OPEC내 2위 산유국인 이란의 대표인 모하마드 알리 카티비는 국영방송에서 “어떤 증산도 OPEC 각료 회의에서 승인 받아야 한다”며 “사우디가 일방적으로 원유 증산을 결정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카티비는 “산유국들은 석유 시장에 공급이 넘친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OPEC 내 4위 산유국인 쿠웨이트의 무스타파 알-시말리 재무장관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국제유가는 너무 높다고 본다”며 “합리적인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나친 유가 상승이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물가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유가 급등의 폐해를 지적했다.
쿠웨이트의 지난 2월 물가상승률은 10.1%까지 치솟았으며, 사우디,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등도 10%를 넘는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알-시말리 장관은 “유가가 하락하길 바라며, 우리가 수입하는 제품 가격도 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OPEC 회원국 간에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오는 22일 사우디의 제다에서 열리는 석유 수요국-산유국 회의에서 유가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이란은 미국 등 서방과 핵 개발을 이유로 갈등을 빚고 있는 등 정치적으로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한편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134.01달러에 마감, 사흘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