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행이 독점적으로 위탁관리해 왔던 42조원 규모의 국민주택기금 운영권을 유치하기 위해 우리금융그룹이 본격적으로 나섰다.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국민주택기금의 위탁관리 기관 재선정에 대비해 최근 '국민주택기금 유치추진팀'을 구성, 주택은행에 공식적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우리금융그룹은 관계사인 평화은행이 지난 94년부터 국민주택기금 일부업무를 맡고 있는 점등을 활용, 현행 주택기금 운용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리금융 고위관계자는 "주택은행의 경우 이미 국민은행과의 합병으로 초대형 민간은행으로 출범하는데다 외국인이 대주주여서 공공성이 높은 주택기금을 운용할 명분이 상당히 희석됐다"며 주택기금 유치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윤병철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최근 "우리금융그룹에 주택기금 관리를 위탁하면 신속한 공적자금 회수에 도움이 되고 고객기반 확대를 통해 균형있게 발전해 나가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은 이와 관련, 관계사인 한빛은행이 부산시금고와 서울시금고를 운영한 노하우를 갖고 있고 평화은행도 이 기금을 통해 근로자 주택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택기금 관리에는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며 국민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방대한 점포망을 갖춰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며 주택기금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택은행은 그러나 우리금융 외에 일부 다른 시중은행들도 주택기금 유치의욕을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 합병파트너인 국민은행 노조측이 만일 기금운영권이 바뀌면 합병계약 해지사유가 된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나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