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맨하탄 일상 화폭에… '황주리전'

어릴 때 비행기도 접고 낙서도 하면서 익숙해진 원고지를 하나의 오브제로 받아들인 황주리는 70년대말부터 하루에 한장씩 원고지에 그림일기를 그려놓고, 그것들에 「추억제」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런 습관이 87년부터 시작된 미국 생활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어 날마다 하나씩 작은 그림들을 그려 「맨하탄 블루스」 연작을 만들어냈다.이것으로 보아 황주리는 그림으로 세상을 읽어내고 기록하고 있는 셈인데, 작품의 주요 테마들이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모인 군상이란 점에서 그가 끊임없이 갈등과 화해라는 화두에 몰두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들과 더불어 산다는 것이 화가에게 들이미는 지칠줄 모르는 질문 등속들. 황주리의 선미술상 수상기념전이 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린다. 작가의 미국에 대한 단상을 알려주는 「맨하탄 블루스 」연작도 나오고 캔버스 위에 아크릴릭으로 그린 묵언(默言)의 화폭이 함께 펼쳐진다. 작품 속의 인물들은 시계·악기·새·꽃들과 함께 하며, 때론 한 사람의 복잡한 상념 속에 어느 때는 깊은 숲 속에 갇혀 있다. 일상 속에서 스쳐지나가는 사람 그리고 사물들이 황주리의 작품 안에서 안돈을 찾아낸 것 같고, 그러면서도 어쩐지 홀로서기의 어려움을 감당하느라 마음 깊은 곳을 비워놓은듯도 하다. 황주리는 이화여대 미대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과 뉴욕대 대학원에서 학업을 계속했으며 컬렉터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가이다. 문의 (02)734-0458. 이용웅기자YYONG@SED.CO.KR

관련기사



이용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