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협상대상/신명호 한국주택은행장(로터리)

지난 5월인가 보다. 난데없이 한국협상학회로부터 내가 제1회 협상대상 후보자로 추천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매년 다자간 또는 쌍무간 각종 협상에 공적이 있는 사람을 선정하여 시상을 한다는 것이었다.금번 제1회 협상대상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현 WTO사무차장으로 재직중인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이, 나는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제1회 협상대상 우수상으로 뽑혀 상패와 상금을 받았다. 금번 상이 현직에 있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 아니고, 과거 직장에서의 공적을 심사해서 수여한다는 뜻이 있는 것 같아 개인의 영광으로 생각되었다. 협상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여러가지 관계를 설정하는 행위이다. 인생자체가 사람과의 관계의 연속이라고 볼때 그 중요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어찌하다보니 공무원 생활 27년의 대부분을 대외관계 일을 맡았으며 특히 금년 3월 공무원을 그만 두기전 약 2년간은 재무부 및 재정경제원의 대외담당 차관보를 역임하였다. 이 기간중 많은 국제회의나 협상에 참가하였던 바 운이 좋아서 매번 어려운 협상을 성공리에 마무리짓곤 하였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있어 대외협상의 중요성은 날로 늘어나고 있고 협상능력의 제고가 당면과제로 되고 있음은 사실이다. 시상식장에서도 언급했지만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볼때 협상 특히 대외경제협상에 나서는 사람들이 특히 유의할 점이 몇가지 있다. 첫째는 협상내용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나 협상배경, 경위는 물론 협상의 실질적인 내용, 협상안 등에 대해 수석대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둘째로 협상에 임하기 전에 협상대상자에 대해서는 미리 식사를 하는 방법으로 안면을 익히든가 하여 조금이라도 사전지식을 가져야 한다. 셋째, 협상을 단호하게 진행하되 가식없이 솔직하게 임함으로써 상대편에게 신뢰를 주어야 하며, 넷째는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발표할 수 있는 외국어 구사 능력이 중요하다. 끝으로 개인간의 약속이나 외국과의 약속 등 일단 약속한 사항은 성실히 이행하여야 한다. 이를 통하여 상호신뢰가 쌓여질 때 원만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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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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