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리ㆍ미현 ‘V 협주곡’

올 시즌 미국 LPGA투어 첫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이 28일 새벽 개막했다. 최연소 그랜드슬램과 2주 연속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박세리(26ㆍCJ)를 필두로 한 12명의 태극 낭자군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파72ㆍ6,460야드)에서 `챔피언의 연못`에 빠지는 이 대회 전통의 주인공이 되는 장면을 머리 속에 그리며 첫 티샷을 날렸다. 엄격한 참가 기준에 따라 출전권을 받은 99명(아마추어 6명 포함)의 선수들은 `메이저급`으로 세팅된 까다로운 코스, 그리고 오전부터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더위와 싸우며 샷 대결에 들어갔다. 한편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코리안 빅2` 박세리와 김미현(26ㆍKTF)은 9홀 동반 연습 라운드로 출전 준비를 최종 마무리해 관심을 모았다. 이들의 동반 라운드는 10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혼자 출발하는 김미현에게 박세리가 “같이 돌자”고 제안하면서 이루어졌다.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이기도 한 이들은 이따금 페어웨이를 나란히 걸으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으나 시종 실전을 방불케 하는 진지한 자세로 연습 라운드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우승을 향한 의욕은 다름이 없어 보였지만 둘의 연습 스타일이나 방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박세리의 경우 작전참모 격인 전담 코치 톰 크리비가 샷 하나하나를 지적하고 보좌관 격인 캐디 콜린 칸이 거리, 공략 지점, 그린 경사 등을 야디지북에 빠짐없이 기록하는 등 `팀워크`가 돋보였다. 반면 비시즌 동안에도 코치 없이 홀로 훈련했던 김미현은 상황 설정과 메모 등을 손수 해결했다. 이날 연습 라운드에서는 이들의 플레이 특징도 그대로 묻어났다. 바꾼 드라이버의 탄도가 좀더 높게 나오면서 굴러가는 거리인 런이 줄었다고 분석한 장타자 박세리는 헤드에 납 테이프를 붙이는 등 샷 거리 회복에 주력했다. 김미현은 장기인 페어웨이우드 샷의 날을 날카롭게 세우는 동시에 티샷이 러프에 들어가지 않도록 바짝 신경을 썼다. 이들은 그린이 약간 튀고 더욱 빨라질 것에 대비, 낮게 띄워 굴려 보내는 러닝어프로치 샷과 높게 띄워 핀을 직접 공략하는 로브 샷을 번갈아 가며 연습하는 한편 깃대가 꽂힐 예상 지점을 향해 퍼팅 연습에 몰두했다. 박세리와 김미현은 “예년보다 러프가 깊지 않지만 곳곳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는 데다 그린이 빠르고 까다로워 여전히 위협적”이라면서 “특히 길이가 길고 함정이 많은 후반 4~5개 홀에서 승부가 결판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앞 조에서 연습을 하던 고우순(38)이 박세리ㆍ김미현에게 힘내라며 격려를 해 정겨운 장면을 연출했다. 고우순은 이번에 작년 일본여자골프투어 상금랭킹 3위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다. <란초미라지(미국 캘리포니아주)=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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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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