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페이스북의 야망, 소송·규제에 발목

"기업공개 발판 삼아 온라인 광고 시장 제왕 군림"<br>개인정보 침해 잇단 제소에 사업모델 좌초 위기<br>EU는 사용자 원할땐 접속기록 삭제 추진 나서


뉴욕증시 상장을 앞둔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이 잇따른 개인정보침해 소송과 규제 움직임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방대한 개인정보를 무기로 온라인 광고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미래 사업모델이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검색 업체 구글을 제치고 온라인 광고시장의 제왕으로 군림하려던 페이스북의 원대한 야망에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의 최대 무기는 그동안 축적한 막대한 개인정보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페이스북 가입자 수는 전세계에 걸쳐 8억4,500만명에 달한다. 전세계 인구 6명당 1명꼴이다. 이들은 하루 평균 2억5,000만개의 사진을 올리며 친구 등록도 매일 1,000억건씩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쌓아놓은 개인정보가 기존 광고시장을 완전히 흔들 것으로 전망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페이스북에 개설된 나이키 온라인 상점에서 운동화를 구입한 뒤 '좋아요(글이나 사진이 마음에 들 때 누르는 버튼)'를 클릭하면 관련정보가 A의 친구에게 자동 발송될 수 있다. '친구가 산 운동화를 당신도 신어보라'는 식이다. 만약 A가 연예인이거나 저명 인사일 경우 이러한 광고의 영향력은 더 커진다. 검색창 옆에 제휴업체 링크를 붙이는 단순한 기법과 비교하면 초정밀 유도 미사일 같은 새로운 광고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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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 회사인 알티미터그룹의 레베카 리에브 애널리스트는 "페이스북이 보유한 정보를 마음먹은 대로 가공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된다면 광고시장에 새로운 역사가 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페이스북의 정보남용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미국프로야구(MLB) 볼티모어오리올스의 최고경영자(CEO) 피터 앵겔로스와 변호사 2명은 최근 페이스북을 상대로 개인정보보호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이 사이트에 접속해 있지 않을 때도 가입자들의 인터넷 활동을 추적해 연방도청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캘리포니아에서는 일명 '스폰서스토리'와 관련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며 기타 주(州)에서도 이와 비슷한 소송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폰서스토리는 사용자가 특정 브랜드를 지칭한 글을 작성할 경우 브랜드 광고가 자동으로 화면에 나타나는 기법이다. 백악관은 지난 23일 인터넷 사용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럽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유럽연합(EU)은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광고에 사용할 때 사용자로부터 일일이 동의를 구하거나 사용자가 원할 경우 모든 접속기록을 삭제하는 등의 강력한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방안이 현실화하면 광고시장에서 페이스북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통로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NYT는 이에 대해 "페이스북이 규제의 덫을 피해 자사의 무기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매출은 37억달러로 전년 대비 88%나 뛰었지만 90%가량의 수익이 광고에서 발생한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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