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원·달러 환율 1,000원대 붕괴] 국내기업 반응

"각오 했지만 하락세 너무 빨라"<br>"수출채산성 악화 불가피" 쇼크 최소화 대책 마련에 부심

‘환율하락 각오는 했지만 하락속도가 너무 빠르다.’ 신년 초부터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수출산업의 적정 마진 확보를 위해 부심하고 있다. 상당수 기업들이 이미 지난해부터 환율 불안에 대비해 글로벌 생산ㆍ판매 체제 강화와 결제 통화 다변화 등 대응책을 추진했지만 환율이 너무 가파르게 하락함에 따라 수익률 하락을 피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수출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ㆍ현대자동차의 경우 이미 올 기준 환율을 950원선으로 낮춰 잡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주력제품군의 고부가가치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결제 통화를 엔화나 유로화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해 원가절감을 진행하는 동시에 헤징 및 유로화 결제 비중을 높이고 외화예금과 매출채권은 줄였다. 생산거점을 인도ㆍ브라질ㆍ멕시코ㆍ인도네시아 등으로 다원화시켜놓은 것도 환율 하락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기대 밖의 효과를 얻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상시 비상체제에 돌입, 자동차 생산과 제조비용 절감을 위해 플랫폼을 통합해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원가절감 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 해외 현지에서의 생산ㆍ판매 비중을 높여나가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로 환율 쇼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방어벽을 높이고 있지만 환율하락에 따른 마진 축소는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만 해도 달러당 환율이 100원 하락할 경우 2조원 안팎의 순익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LG전자도 달러당 환율이 100원씩 떨어질 때마다 4,000억원 가량의 이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주우식 삼성전자 전무는 “환율 하락의 폭도 문제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락속도”라며 “많은 기업들이 환율 하락을 예상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환율 하락속도가 워낙 빨라 대응책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자ㆍ자동차 업종과 달리 철강 및 물류업계는 환율하락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의 경우 해외 원자재 수입 비용이 환율 하락으로 낮아져 비용절감의 호재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해운 및 항공업체들은 선박 및 항공기 리스 등으로 인해 안고 있는 차입달러 부채 규모가 줄어들고 유가상승의 부담을 환율 하락이 상쇄해주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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