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던 지방자치단체장이 또 한강에서 투신, 자살했다.
이준원(51) 경기도 파주시장이 4일 오후 3시47분께 서울 서빙고동 반포대교 북단에서 한강으로 몸을 던져 숨졌다. 이 시장은 대학 신축 문제와 관련 금품을 받은 혐으로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운전사 이모(41)씨와 함께 강남방향으로 다이너스티 차량을 타고 반포대교를 건너다 300m지점에서 한강으로 뛰어내렸으며, 긴급 출동한 경찰은 이 시장을 곧바로 구조해 인근 순천향병원으로 옮겼으나 오후 4시25분께 숨졌다. 이 시장의 투신을 말리려다가 한강으로 뛰어내린 운전사 이씨의 시신도 오후 5시55분께 인양됐다.
목격자 김모(32ㆍ여)씨는 “차를 몰고 반포대교를 건너고 있는데 앞 차가 멈추더니 뒷좌석에 있던 사람이 내려 다리 난간 쪽으로 걸어가자 앞좌석의 사람이 뒤쫓아갔다”며 “먼저 내린 사람이 투신하자 이를 잡지 못한 앞좌석에서 내린 사람이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시장이 한강에 투신한 뒤 그의 금품 수수 혐의를 포착, 내사를 벌여왔다고 밝혔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올해 설립된 W대학측이 학교 건물 신축 과정에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파주시 관계자 등에 로비를 벌인 혐의를 최근 포착,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계좌추적 작업 등을 통해 이 시장이 2,000만원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 이날 오전 수사관들을 파주시장실로 보내 대학신축 문제와 관련된 자료 등을 제출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이 시장이 사무실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이 시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뒤 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86년 현대자동차 이사대우, 96년 현대정공 이사, 2000년 현대자동차 기획조정실 이사와 상무이사를 지냈으며, 2002년 INI스틸 영업담당 전무이사를 거쳐 2002년 한나라당 후보로 파주시장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