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 경제는 심리다

[데스크 칼럼] 경제는 심리다 채수종 국제부장 sjchae@sed.co.kr 모든 문제는 ‘불균형(Imbalance)’에서 시작된다. 사람은 면역체계의 균형이 깨지면 병에 걸리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끊임없이 균형과 불균형 사이에서 힘겨루기를 한다. 무시무시한 태풍도 기압차를 해소하기 위한 균형찾기에 다름 아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전쟁만큼이나 인류에게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한 지구온난화도 지나친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불균형이 요인이다. 경제는 불균형에 심리적 요인이 더해진다. 증시와 부동산 버블은 대표적인 불균형 경제현상이다. '차이나 쇼크' 시장 불안감 때문 벌써 일주일째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차이나 쇼크’도 과잉된 불균형 에너지를 해소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그래서 ‘차이나 쇼크’로 촉발된 세계 증시 하락을 ‘아름다운 조정’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지난 2월26일 ‘검은 화요일’ 하루에 사라진 돈이 무려 6,320억달러(약 600조원)에 이르고 지난 일주일 동안 미 뉴욕시장에서만 8,370억달러가 증발했다. 이번 세계 증시 폭락 사태의 본질은 불균형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 표출이다. 세계 경제는 둔화조짐이 뚜렷한데 각국 증시는 유동성의 힘으로 사상최고 수준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한 주 동안의 ‘차이나 쇼크’ 진행과정을 추적해보면 더 명확해진다. ‘차이나 쇼크’는 5일 시작된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를 일주일 앞두고 저우 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위안화 절상 및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이 단초가 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과열된 증시를 식히기 위해 주식투자 차익에 대해 과세를 할 예정’이라는 루머가 ‘기름’을 부었다. 중국 정부의 유동성 축소설로 9% 가까이 떨어진 중국 증시 폭락 사태는 이어 열린 유럽증시와 미국증시를 도미노식으로 강타했다. 1일 아시아 증시는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며 이상기류에 휩싸였다. 미국이 지난해 4ㆍ4분기 GDP 성장률을 하향조정해 발표하자 ‘미국발 경기침체’ 심리가 금융시장을 덮쳤다. 특히 ‘차이나 쇼크’로 철렁했던 가슴이 채 진정되기 전이어서 시장에 위기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 소식으로 중국 증시는 한때 4% 넘게 떨어지는 폭락장을 연출했고 일본ㆍ대만ㆍ홍콩 등 아시아의 주요국 증시 모두 약세를 보였다. 2일 미 증시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소식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다시 급락했다. 세계 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는 1,000억달러에서 1조달러 사이로 추정된다. 대략적인 규모 추정조차 어려운 형체가 불분명한 돈이다. 전문가들은 ‘차이나 쇼크’ 이후 엔화 강세 흐름과 연결해 일부가 청산된 것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대부분 일시 대량 청산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5일 아시아 증시는 홍콩과 일본 등 주요국 지수가 3% 넘게 하락하는 등 세계 증시의 하락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차이나 쇼크’가 ‘미 경제성장 둔화’로, 다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그리고 증시 본격조정으로 얼굴을 바꾸고 있다. 투자자 심리변화 읽을수 있어야 배경에는 지난 4년간 세계 증시를 이끌던 유동성 ‘샘’이 마를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긴급 진화에 나섰다. 중국 재정부와 국세총국의 관리들이 “주식투자 차익에 대한 과세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벤 버냉키 연방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달랬다. 하지만 세계 증시의 본격 조정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최소 10%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번 조정이 언제까지 얼마나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경제 펀더멘털만 생각하지 말고 투자자들의 심리변화를 꼼꼼히 따져봐야 할 때다. 경제는 심리다. 입력시간 : 2007/03/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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