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현대차, 질주본능을 깨워라] <중> 2%가 부족한 이유는

독창적 브랜드 이미지 개발해야



독창적 브랜드 이미지 개발해야 [현대차, 질주본능을 깨워라] 2%가 부족한 이유는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현대차만의 독창성을 개발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이치지마 사토루 도요타 경영기획실장) 최근 일본 도요타시에서 서울경제 취재진과 만난 이치지마 실장은 현대차가 도요타처럼 세계적인 메이커로 성장하기위해 보완해야 할 점을 묻자 한참 생각한 뒤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현대차는 최근 몇 년 간 품질이 크게 향상됐지만 현대차만의 독창성을 찾아보기는 여전히 힘들다”며 “원론적인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선진 기업들을 모방하기만 해서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기 힘들다”고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자동차 생산과 판매규모에서 세계 6위권.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자랑스런 현재 위상이다. 하지만 브랜드 파워면에서는 여전히 톱 클래스완 거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품질과 디자인 등에서 현대차만의 개성을 살려 ‘부족한 2%’를 채워야 세계 톱 플레이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꼬집는다. ◇현대차만의 ‘무엇’이 필요하다= 지난 11일 개막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최첨단 기술과 독창적인 디자인을 뽐내는 사이 현대ㆍ기아차는 무상AS 기간이 7년 15만km로 다른 업체들보다 2배 가까이 길다는 사실을 홍보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무엇이 현대차의 경쟁력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명징한 답변이다. 시선을 돌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을 돌아보자. 그들은 지금 이 순간 소비자들에게 어떤 모습을 전달하고 있나. 도요타는 렉서스 전 차종에 걸쳐 일본 특유의 개성을 살린 ‘엘피네스’디자인을 일관되게 접목시킴으로써 기존의 이미지를 180도 바꾸는데 성공했다. 또 ‘벤츠=럭셔리’, ‘볼보=안전’, ‘폭스바겐=컬쳐’ 등 세계적인 자동차들은 각 브랜드마다 품질 혹은 디자인 면에서 특유의 개성을 갖고 있으며, 이런 개성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세계적인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싶다면 그동안의 ‘저가 자동차’ 이미지를 벗고 나름의 개성을 살리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독특한 브랜드 개성은 하루 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 꾸준한 투자와 뚝심이 필요한 작업이다. 벤츠의 경우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발전된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하면서도 자신들 특유의 디자인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해 ‘명품 자동차’의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아직까지 현대차 하면 떠오르는 게 없다. 자신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 브랜드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감안해 현대차도 이제 소비자에게 무엇을 해줄 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피터 파이퍼 메르세데스 벤츠 디자인 총괄 부사장이 현대ㆍ기아차에게 주는 조언이다. ◇최고의 협력사가 최고의 완성차 만든다= “납품하는 제품에 문제가 생기니까 지원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개선반을 곧바로 투입해 문제점을 해결해 줬습니다.” 호시노 데쓰오 일본 기후차체공업 회장은 자신의 회사가 도요타의 8대 납품업체로 성장한데는 도요타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가업을 처음 물려받았던 70년대 말 호시노 회장은 불량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요타 직원들이 느닷없이 나타나 ‘도요타 생산방식’을 전수하기 시작하면서 문제점이 해결됐다고 호시노 회장은 설명했다. 기후차체공업은 지금은 신차를 개발하는 초기부터 도요타와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호시노 회장은 “이를 통해 원천기술을 상당수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는 적게는 2만개 많게는 3만5,000개의 부품이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부품의 품질이 좋지 않으면 완성차의 품질 역시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이에 따라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들은 사활을 걸고 협력업체의 기술개발, 품질관리 등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아웃소싱도 과감하게 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현대ㆍ기아차의 협력업체들 중에는 세계1위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이 규모가 영세하고 현대ㆍ기아차 의존율이 90%를 넘고 있다. 도요타의 최대 협력업체인 덴소의 경우 도요타 의존도가 50%를 조금 넘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또한 현대ㆍ기아차의 노조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협력업체에 전가되기 때문에 협력업체의 자체적인 기술개발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차 개발 시 현재 실현 가능한 기술과 향후 수년 안에 개발 가능한 기술 등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하지만 현재의 협력 업체들의 기술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완성차 업체들은 원가를 줄이면 인센티브를 주는 단순한 협력 모델에서 벗어나 협력업체의 원천 기술력을 키워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9/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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