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막나가는 병원

의료관광 온 외국인 상대로 비자장사<br>허위진단서 발급 장기체류 도와

아프지도 않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줘 장기 체류 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병원이 대거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김형준 부장검사)는 23일 외국인 관광객에게 허위 진단서를 끊어줘 비자 장사를 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 등)로 수도권 일대 피부과와 치과, 한의원 등 8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의 피부과와 안과, 시내의 치과 네 곳, 인천과 경기 용인 소재의 한의원 두 곳 등 모두 8곳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고객 명부 및 진단 기록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병원은 진단서를 이용해 장기 체류 비자를 얻으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허위 소견서를 써주는 방식으로 수천만원에 이르는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병원이 비자발급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진단서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병원들이 비자를 발급해주는 공무원들이 허위진단서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한 것 같다"며 "사실상 수사를 하지 않고서는 병원의 이 같은 불법행위를 적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병원의 불법 행위는 검찰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병원들을 골라 알선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여성 브로커 김모씨를 수사하면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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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의료관광 목적으로 한국에 온 관광객들을 서울 소재 한의원 등에 데려가 척추 교정을 위해 20주간 진료가 필요하다는 식의 허위 소견서를 발급받게 해주고 소개비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한 한의사는 부인과 함께 별도의 업체까지 차려 외국인들을 허위 초청하고 비자 장사를 해 억대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 병원을 통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 받아 비자를 받은 외국인이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병원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혐의사실이 인정되면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다른 병원에서도 비자 장사를 한 정황이 드러나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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