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살리기와 방송/박원배 산업1부 차장대우(기자의 눈)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로해 「주식회사 한국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자 「한국경제 살리기운동」이 활발하다. 국민들에게 실망과 허탈감밖에 준게 없는 정부는 해외여행을 강력히 규제하고 나서는 등 경제살리기에 나섰다. 민간기업들은 해외사장단회의를 취소하는등 대대적인 경비절감과 소비재수입 중단 등 감량경영으로 살길을 찾고 있다. 시민단체와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국치로 여기면서 과소비 및 해외여행 규제, 외화반납하기 등 가능한 일을 찾아 나서고 있다.일찍이 이같은 사태를 우려해 지난 3월26일부터 1백일 동안 「경제를 살리자」는 캠페인을 폈던 서울경제신문도 「다시 뛰자」는 구호아래 경제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정부의 무소신·무책임·무대책에 실망하면서도, 정치권의 정쟁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기업과 국민들이 경제살리기에 나서는 것이 바로 우리민족의 저력이며 특유의 뚝심이다. 우리가 관료주의와 정치의 병폐로 물질적, 심리적으로 근래에 없던 고통을 겪으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내일을 기대하는 것도 우리민족이 갖고 있는 경쟁력이다. 그러나 이런 위기와 심각한 경제현실의 예외지대는 아직도 많다. 실물경제가 어느 정도 뒷받침하고 있으니 최악의 사태는 아니라는 안이한 인식이 아직도 상당부분 자리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규제할 정도로 해외여행병은 여전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들의 소비절약과 국가경제를 위한 걱정에 찬물을 끼얹는 곳은 TV방송이다. 저녁시간과 주말은 여전히 국적불명의 호화사치쇼, 의미없는 파리의 거리패션 등으로 채워지고 있으며 출연자들과 시청자들에게 제공하는 선물(협찬)은 여전히 수십만원짜리 호화제품이다. 더구나 이번 한국경제 부도사태의 원인이 된 외화부족 사태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하와이, 유럽 등 해외여행상품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방송들은 시간마다 자막이나 캠페인을 통해 『과소비와 해외여행을 자제하자』고 외치고 있다. 이같은 방송의 두 얼굴은 진정한 경제살리기는 말이 아니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또다른 캠페인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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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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