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는 전통적으로 실용성·편의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브랜드다. 실용성보다는 압도적인 주행 성능을 확보하고 화려한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BMW가 최근 들어서는 확연히 달라지는 모습이다. 큼지막한 대형차를 주력 차종으로 삼으면서도 실용성이 높은 소형 세단이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공격적으로 내놓으면서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
이 같은 독일 본사의 경영 방침은 한국 법인인 BMW코리아에서도 그대로 구현되고 있다. 대중적 이미지가 강한 폭스바겐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해온 BMW를 무섭게 추격해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BMW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콤팩트 SUV인 '뉴 액티브 투어러' 역시 이 같은 환경과 전략 속에서 들여온 모델이다. 특히 이 차는 높은 수준의 실용성과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전륜구동은 엔진의 동력이 뒷바퀴에 전달되는 후륜구동과 달리 엔진을 가로로 배치하는 것이 가능해 실내 공간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 또 무게중심이 앞쪽에 가 있기 때문에 후륜구동에 비해 초반 가속력과 눈길·빗길 제동력이 우수하다는 점도 전륜구동의 매력이다.
뉴 액티브 투어러는 길이 4,342㎜, 폭 1,800㎜, 높이 1,555㎜ 등으로 차체가 작지만 2,670㎜의 기다란 휠베이스(축간거리)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앞뒤로 13㎝씩 이동이 가능한 슬라이딩 시트 덕분에 무릎 공간도 충분하며 뒷좌석 시트를 접을 경우 적재 공간은 468ℓ에서 최대 1,510ℓ까지 넓어진다. 트렁크에 마련된 수납함 역시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아이디어다.
하지만 실용성 추구를 위해 BMW만의 멋스러운 품격을 포기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스포티한 역동성을 강조하는 BMW 특유의 디자인 DNA는 뉴 액티브 투어러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앞으로 기울어진 독특한 그릴과 양옆에 자리잡은 트윈 헤드라이트가 대표적. 이와 함께 L자형 후미등과 측면부의 선명한 곡선 라인도 역동성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라디오와 송풍구 등이 모아져 있는 센터페시아 역시 운전석 방향으로 살짝 기울어진 디자인으로 젊은 느낌을 부각시켰다.
BMW 차종 답게 주행성능은 기본이다. 뉴 액티브 투어러에는 BMW의 차세대 엔진 패밀리인 새로운 4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3.7㎏·m의 힘을 발휘하며 8.9초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한다.
유럽연합(EU)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6도 충족하고 있으며 복합연비는 17㎞/ℓ(도심 15.6㎞/ℓ, 고속도로 19.1㎞/ℓ)로 인증받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113g이다.
역동적인 주행을 위해 차체에 새로 개발된 섀시와 서스펜션, 차량 제어시스템을 적용하는 한편 강성이 높으면서도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 덕분에 공차 중량이 1,410㎏으로 가벼워 연비 효율성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 BMW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독일 현지에서는 가솔린 모델로도 나와 있으나 국내에서는 기본형인 '뉴 액티브 투어러 조이(4,190만원)', TV 기능과 내비게이션이 추가된 '럭셔리(4,590만원)' 등 두 가지 디젤 모델로만 출시됐다. 뉴 액티브 투어러는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로도 선정돼 다음달 개막하는 제네바모터쇼에서 수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