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의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며 주요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도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크게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증권거래소가 2000년 이후 자본잠식이나 합병 등으로 비교가 불가능한 종목을 제외한 334개 12월 결산법인의 실적과 주가를 조사한 결과 2002년 이후 기업실적의 개선추세에도 불구하고 주당순익 대비 주가를 나타내는 지표인 PER는 2002년 15.22배에서 2003년 11.83배로 낮아진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11.74배로 떨어졌다.
PER는 기준시점 주가를 주당 순익으로 나눈 것으로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PER가낮다는 것은 주가 상승률이 주당 순익증가율에 못미쳐 주가가 저평가됐음을 뜻한다.
외국의 경우 지난 21일 기준 뉴욕증시의 다우30지수의 평균PER는 19.7배,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14.7배였으며 홍콩 항셍지수의 PER도 16.3배 수준으로 나타나구성종목의 수와 기업의 질적 차이를 무시한다면 동일한 수준의 이익을 냈더라도 한국기업의 주가가 미국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종목별로도 큰 차이를 보여 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20종목(금융업 제외)의 지난 21일 기준 PER는 30.2배로 지난해 말 22.0배에비해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이들 종목들도 올 상반기 외국인의 매수가 집중된 SK[003600]와 S-Oil[010950] 두 정유사의 PER가 각각 229.4배, 12.3배에서 390.1배, 23.5배로 급등한 데큰 영향을 받은 것일 뿐,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005930]가 11.4배에서 10.5배로 낮아지는 등 12개 종목의 PER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