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동남아시아 메콩강 주변국들에 대한 대대적인 경제지원에 나섰다. 아시아에서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4일(현지시간)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태국·베트남 등 5개국 정상들과의 '일·메콩 정상회의'에 참석해 앞으로 3년 동안 이 지역에 7,500억엔(6조8,472억원) 규모의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할 뜻을 밝혔다. 통신은 일본의 이번 지원 방침이 회의 결과로 발표된 '신도쿄전략'에도 명기됐다고 전했다.
일본의 이번 행보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 아시아 전역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성격이 강하다. 메콩강 주변의 5개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의 앞마당에 위치해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경우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조성하는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어 일본의 대중국 공세에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도 정상회의 후 인터뷰에서 동남아 국가들과 연대해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회의에서 남중국해 정세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며 "앞으로 일본은 '적극적 평화주의' 아래 메콩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신도쿄전략에도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중국의 인공섬을 비판하는 내용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발표 내용이 중국을 지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